국민의힘 초선 의원들이 '보수의 세대교체'를 외치며 똘똘 뭉쳤다. 4·7 재·보궐선거에서 승리한 기세를 몰아 '영남당' '꼰대당' 같은 보수 정당의 낡은 이미지를 벗고 2030세대와 여성, 약자를 대변하는 보수로 혁신하자는 취지에서다. 이를 구체화하기 위해 차기 당권 도전도 사실상 공식화했다. 초선 의원들이 당 쇄신의 전면에 설 수 있을지 관심사다.
14일 국민의힘 초선들은 재·보선 이후 첫 공식 모임을 열고 당 현안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차기 지도부 선출 문제를 비롯해 원내대표-정책위의장 러닝메이트제 개정, 당 쇄신 방향과 우선 과제 등에 대한 뜻을 모았다.
주로 이날은 당권 도전에 대한 얘기들이 나왔다. 한 초선 의원은 "김웅 의원은 당 대표에, 강민국 박수영 이영 황보승희 의원 등은 최고위원 도전을 고심 중"이라며 "전당대회 일정이 구체화되면 공식적으로 출마 의사를 밝힐 것"이라고 설명했다.
차기 지도부 구성은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을 분리 선출하자는데 의견을 모았다. 윤창현 의원은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 분리 선출문제는 합의에 가까웠다"면서 "당의 의제들에 대해 좋은 대안을 마련하는 계기와 수권정당으로서 위상 정립에도 좋은 계기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초선 의원들은 16일 의원총회에서 이런 내용들을 전달할 예정이다.
재보선 승리 이후 초선들은 중진 의원들과 팽팽한 긴장관계를 유지하면서 당 쇄신의 불쏘시개 역할을 하고 있다. 이들은 국민의당과 통합을 추진해 야권 통합부터 완성해야 한다는 중진 의원들에 맞서 '선(先) 전당대회 후(後) 합당'을 주장하고 있다. 당의 자강이 먼저라는 얘기다. 홍준표 무소속 의원 등 보수색이 짙은 인사들의 복당 문제에 대해서도 중진 의원 상당수가 긍정적 입장인 반면, 초선 대부분은 "중도·보수 쇄신 방향에 역행된다"며 부정적 입장을 피력하고 있다.
선수와 연공서열, 나이 등 위계질서를 중요시하는 국민의힘 특성상, 초선들의 영향력이 얼마만큼 발휘될 수 있을지 미지수다. 다만 전체 101명 중 56명에 달하는 초선 의원들이 당의 주류로 진입하느냐 여부는 국민의힘 앞날과도 연결돼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수도권의 한 초선 의원은 "이번 선거 승리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외면당했던 국민의힘에 국민들이 단 한 번의 기회를 준 것"이라며 "당의 중심에서 2030세대와 여성의 목소리가 적극 반영되도록 주도적 역할을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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