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요한 행사 열 정도 상황 관리 가능"
5·10년 단위로 여는 열병식은 없을 듯
북한이 최대 명절이자 김일성 주석의 생일인 태양절(4월 15일)을 앞두고 각종 기념행사를 개최하며 경축 분위기를 띄우고 있다. 대면 행사를 줄줄이 취소하고 조용히 보냈던 지난해와 극명하게 대비되는 모습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자신감을 과시한 게 아니냐는 평가가 나온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3일 김 주석의 생전 일화를 대대적으로 싣고 "위대한 수령님(김일성)은 아이들을 제일로 사랑하며 정과 열을 깡그리 부어주신 후대사랑, 미래사랑의 최고 화신"이라며 찬사를 보냈다. 대외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 ‘통일의 메아리’도 연일 김 주석의 생애와 업적을 조명하며 추모 분위기를 고조시키고 있다. 최근 대북제재 장기화 등에 맞서 내부 결속용 행사를 이어가는 분위기와도 맞닿아 있다.
눈에 띄는 대목은 코로나19 여파로 중단됐던 각종 문화·체육 행사가 이번 태양절 전후로 재개된 점이다. 지난 8일 전국 소묘·서예 축전이 평양 옥류전시관에서 개막했고, 이튿날인 9일에는 태양절 경축 영화상영주간이 시작돼 평양시와 지방 영화관, 문화회관에서 김 주석의 업적을 담은 영화를 상영 중이다. 태양절 경축 전국도대항군중체육대회는 이달 5일부터 15일까지 김일성경기장 등에서 진행되고, 만경대상 체육경기대회도 이달 말까지 평양·평성·함흥·사리원 등에서 열린다.
올해 태양절 행사 규모는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됐다는 게 통일부의 분석이다. 지난해에는 기념우표 발행 등 비대면 행사 위주였고, 김정은 국무위원장 겸 노동당 총비서도 이례적으로 김 주석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태양궁전을 찾지 않았다. 그러나 통일부 당국자는 "북한은 이달 김 위원장이 직접 참석하는 당 세포비서대회 등에도 대규모 인원이 참여하는 대면 행사를 열었다"며 "국가적으로 필요한 행사를 개최할 수 있을 정도의 상황 관리가 가능하다는 자신감을 표현한 것"이라고 밝혔다.
태양절 109주년인 올해는 정주년(5, 10년 단위로 꺾이는 해)은 아닌 만큼 열병식 개최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다만 군 장병 예식 행사와 금수산태양궁전 참배, 중앙보고대회 등은 평년처럼 진행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 당국자는 "북한 최대 청년·근로 사회단체인 김일성·김정일주의청년동맹(청년동맹) 10차 대회가 예고돼있는데, 태양절 행사와 시기적으로 연이어 열릴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