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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표권 제한 반대" 윌 스미스 노예해방 영화, 조지아서 촬영 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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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표권 제한 반대" 윌 스미스 노예해방 영화, 조지아서 촬영 철수

입력
2021.04.13 16:30
수정
2021.04.13 18:22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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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아주, 영화·TV 제작 매년 100억 달러 수익
할리우드 '반 조지아' 기류…촬영 보이콧 선언

2013년 영화 '애프터 어스' 홍보를 위해 한국을 찾았던 배우 월 스미스(왼쪽)와 아들 제이든 스미스. 한국일보 자료사진

2013년 영화 '애프터 어스' 홍보를 위해 한국을 찾았던 배우 월 스미스(왼쪽)와 아들 제이든 스미스. 한국일보 자료사진

미국에서 조지아주(州)를 비롯한 투표권 제한 움직임을 놓고 정·재계를 넘어 문화계로 반발이 확산하고 있다. 할리우드 배우 윌 스미스와 안톤 후쿠아 감독은 새 영화 ‘해방’ 제작진을 조지아에서 철수시키기로 했다. 주 선거법을 이유로 촬영을 거부한 첫 사례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스미스와 후쿠아 감독은 12일(현지시간) 발표한 공동성명에서 “지금 이 순간에도 국가는 진정한 인종 정의를 이루기 위해 제도적 차별의 잔재를 없애려 노력하고 있다”며 “투표권을 제한하는 퇴행적 법을 제정하려는 주에 경제적 지원을 제공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해방’은 1800년대 중후반 남부 농장에서 탈출해 노예제 폐지를 주장하는 북부군에 입대했던 피터라는 실존 인물을 다룬다. 애플스튜디오가 제작ㆍ투자하는 작품으로 지난해 조지 플로이드 사망사건과 그로 인해 촉발된 흑인 인권 운동의 여파로 제작이 급물살을 탔다. 당초 올해 6월 21일 조지아에서 촬영을 시작할 예정이었지만 실제 사건 배경인 루이지애나로 촬영지를 옮기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영화 전문 매체 ‘데드라인’은 “조지아 및 루이지애나 영화 관계자, 정치지도자 스테이시 에이브럼스 등과 몇 주간 논의한 끝에 나온 결정”이라고 전했다.

조지아는 마블스튜디오, 넷플릭스 등 유력 영화 스튜디오의 주요 촬영 거점이다. 영화 ‘데드풀’ ‘어벤져스: 엔드게임’, 드라마 ‘워킹데드’ 등 세계적인 흥행작들이 촬영됐다. 조지아는 막대한 세금 우대 혜택으로 할리우드 영화를 유치했고, 영화ㆍTV 제작으로 해마다 100억 달러(약 11조3,000억 원) 이상 수익을 거둬왔다. ‘해방’이 조지아를 떠나면서 포기하는 세금 혜택 비용은 1,500만 달러(약 169억 원)로 추정된다. 그럼에도 할리우드의 ‘반(反) 조지아’ 기류는 더욱 확산하는 분위기다.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의 신작을 연출하는 제임스 맨골드 감독도 조지아에서 촬영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상태다.

조지아 의회가 지난달 25일 통과시킨 선거법은 우편 부재자 투표 시 △ 사진이 포함된 신분증 사본을 제출하고 △ 부재자 투표 기간을 단축하며 △투표함 설치 장소를 제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결국 민주당 지지 성향이 강한 흑인ㆍ히스패닉 등의 투표권을 제한하기 위한 조치라는 비판이 거세다. 조지아는 보수색이 강한 지역이지만, 우편투표를 통한 유색인종 유권자의 투표 참여가 늘면서 지난 대선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승리를 안겼고 상원의원 2석도 민주당이 가져갔다. 공화당이 투표율을 낮추기 위한 입법에 나선 이유다.

투표권 제한과 관련한 후폭풍은 각계로 번져가고 있다. 미국 100여 개 기업 경영진은 10일 온라인 회의를 열어 선거법 반대에 뜻을 모았다. 정치인 기부 중단, 조지아 신규 투자 보류 등 여러 대책이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코카콜라, 델타항공,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시티그룹 등 기업 200곳도 조지아 투표법에 반대하는 성명을 잇달아 냈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도 7월 13일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열기로 했던 올스타전 장소를 콜로라도로 옮겼다.

김표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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