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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X 이름 못 뺏겨" 대기업과 준정부기관, 사상 초유 ‘사명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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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X 이름 못 뺏겨" 대기업과 준정부기관, 사상 초유 ‘사명 전쟁'

입력
2021.04.13 11:30
수정
2021.04.13 13:54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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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초 LX홀딩스 공식 출범
LX와 대화의 문 열어놨지만 불확실
이름 지키기 위한 법정싸움 기정사실

'LX'가 들어간 한국국토정보공사 CI(위)와 최근 LG그룹이 특허청에 등록한 'LX' 로고. 뉴스1

'LX'가 들어간 한국국토정보공사 CI(위)와 최근 LG그룹이 특허청에 등록한 'LX' 로고. 뉴스1

‘LX’라는 영문 이니셜 사명을 두고 대립 중인 국토교통부 산하기관인 한국국토정보공사(LX)와 LG그룹에서 분리되는 신설 지주사 LX홀딩스가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양측 모두 대화로 원만하게 해결하겠다는 기본 입장은 견지하고 있지만 좀처럼 대화의 물꼬가 트이지 않는 상황이다. 다음달 초 LX홀딩스 공식 출범과 동시에 상표권 사용을 둘러싼 준정부기관과 대기업 간 초유의 법적 다툼이 현실화되고 있다.

13일 한국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LX홀딩스는 대표 간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자는 입장이지만 LX는 실무진이 먼저 협의를 한 뒤 대표들의 대화를 원하고 있다. 양측이 대화 방식을 두고 의견을 조율 중인데, 아직 이렇다 할 진척이 없다. 앞서 지난달 중순 양측은 실무진 간 미팅을 진행했지만 당시에도 원만한 합의점을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명 갈등은 LX가 같은 영문 사명을 내건 LX홀딩스의 상표출원 신청 소식에 발끈하며 시작됐다. 김정렬 LX 사장은 “LX가 10년 넘게 추진해온 브랜드 사업에 상당한 피해가 우려되고 국민이 혼동할 우려가 높다”고 지적하면서 상표법과 부정방지경쟁법에 근거해 상표권 금지 가처분신청 등 법률적 조치를 예고했다.

LX는 지난해 한국테크놀로지 사례를 주목하고 있다. 한국테크놀로지와 한국타이어 지주회사 한국테크놀로지그룹 간 사명 분쟁에서 법원은 한국테크놀로지의 손을 들어줬다. 한국테크놀로지가 2012년부터 사명을 먼저 써왔고, 유사한 자동차 부품 판매업이라 시장에서 소비자가 혼란을 느낄 수 있다는 게 이유였다. 결국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은 한국앤컴퍼니로 사명을 변경했다.

반면 LX홀딩스는 민간 기업들끼리 충돌한 한국테크놀로지 사례와는 다르다고 판단한다. 출원한 상표권 이미지가 LX와는 완전히 다르고, 사업 영역 또한 겹치지 않는다는 것이다. LX라는 사명을 사용한다는 이유만으로 소비자가 혼란을 느끼지도 않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LX는 지적측량과 도로명주소를 비롯한 공간정보사업을 담당하는 준정부기관이다. 이에 LX홀딩스 계열사로 편입되는 LG하우시스의 사업 영역과 일부 겹친다는 주장도 있지만 LX홀딩스는 "하우시스는 건설, 건축업이 아닌 창호 바닥재 벽지 등 인테리어 자재를 공급하는 사업을 하기 때문에 LX 사업영역을 침해할 가능성은 낮다"고 밝혔다.

양측은 상생을 위해 대화의 끈을 놓지 않으려고 하지만 이와는 별개로 법적 다툼을 피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특히 준정부기관인 LX는 법원의 판단을 구하지 않고 사명 사용을 허락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LX 관계자는 “나중에 문제가 될 소지가 있기 때문에 법적 대응은 그대로 간다”고 밝혔다. LX홀딩스 관계자는 “그룹 출범 전 대화로 타협안을 만들자는 입장은 변함 없다”면서도 “LX에서 법적 대응을 한다면 우리도 그에 따른 절차를 밟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지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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