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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둘리지 않아”…美 채찍과 당근에 곤두선 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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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둘리지 않아”…美 채찍과 당근에 곤두선 중국

입력
2021.04.12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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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전략적 경쟁법' 대만 부각, 중국 압박
中 "하나의 중국 원칙 여전" 군사력 과시
케리 특사? 방중에 "해빙 어려워" 시큰둥

미국 루스벨트 항공모함. 미해군 홈페이지 캡처

미국 루스벨트 항공모함. 미해군 홈페이지 캡처

미국이 중국을 향해 채찍과 당근을 동시에 내밀었다. ‘전략적 경쟁법’으로 중국을 옥죄면서 기후변화 대응으로 접점을 넓힐 참이다. 중국은 상대를 흔들려는 미국의 강온 양면전략에 신경이 곤두섰다. 군사력을 과시하며 위협을 뭉개는 한편, 미국과 협력의 기대치를 낮추려 안간힘을 쓰고 있다.

미 상원이 8일(현지시간) 발의한 전략적 경쟁법 가운데 특히 중국에 뼈아픈 건 대만 부분이다. 법안은 “미국은 대만을 다른 국가의 정부와 동일하게 대할 것”이라며 “유엔, 세계보건총회(WHA),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인터폴 등에 대만이 의미 있게 참석하도록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규정했다. 국제기구에서 회원국은커녕 대만의 옵서버 지위마저 박탈해온 중국의 압력에 정면으로 제동을 걸었다. 미 국무부는 다음 날 대만 관료들과 자유로운 접촉을 장려하는 새로운 지침을 발표해 중국을 더 자극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워싱턴=AP 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워싱턴=AP 연합뉴스

이에 중국은 법안에 ‘하나의 중국’ 원칙이 적시된 대목을 거론하며 “미국이 대만과 외교관계를 회복하거나 대만을 국가로 인정한 것은 아니다”라고 애써 의미를 축소했다. 동시에 중국의 공격 능력을 부각시켰다. 환구시보는 12일 “극단적 상황에서 대만 문제를 해결하는 건 인민해방군의 군사행동”이라며 “미국과 대만이 이를 가장 두려워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법안 발의에 맞춰 남중국해에서는 9일 미 루스벨트 항공모함, 10일 중국 항모 랴오닝이 연달아 무력시위를 벌였다. 하지만 중국은 “항로가 겹친 건 우연일 뿐”이라며 조급한 대응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전날 글로벌타임스는 “중국은 DF-21D와 DF-26 같은 ‘항모 킬러’ 대함미사일을 운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굳이 항모를 투입하지 않아도 미 항모를 저지할 반격 수단이 많다는 것이다.

존 케리 미국 기후특사. EPA 연합뉴스

존 케리 미국 기후특사. EPA 연합뉴스

중국은 임박한 존 케리 미국 기후특사의 방중에 대해서도 심드렁하다. 미중 수교의 물꼬를 튼 ‘핑퐁외교’ 50주년에 즈음해 바이든 정부 고위급 인사가 처음으로 중국을 찾지만 크게 환영하는 분위기는 아니다. 지난달 18일 알래스카 고위급회담에서 미국과 서로 격렬하게 치받은 기억이 선명한 탓이다. 중국도 2060년 탄소중립 목표를 선언한 터라 미국과의 협력이 중요하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얼어붙은 양국 관계에 당장 해빙을 기대하긴 어렵다며 일찌감치 선을 긋고 있다. 리하이둥(李海東) 중국 외교학원 교수는 “케리 특사의 방중만으로 양국이 제대로 된 협력에 나서긴 어렵다”면서 “미국은 여전히 중국에 적대적이고, 중국도 핵심 이익에 대해서는 미국의 압력에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달 23일(현지시간) 푸젠성 산밍시를 방문해 현지 식당 주인과 이야기하고 있다. 산밍=신화 뉴시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달 23일(현지시간) 푸젠성 산밍시를 방문해 현지 식당 주인과 이야기하고 있다. 산밍=신화 뉴시스

하지만 주도권은 미국이 쥔 모양새다. 조 바이든 대통령 주도로 22~23일 기후 정상회의가 열리기 때문이다. 시진핑(習近平) 주석도 초청받은 만큼 중국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따라서 내키지는 않지만 먼저 미국의 의중을 파악하기 위해 케리 특사의 방중에 의미를 부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마쥔(馬軍) 중국 공공환경연구센터장은 “기후 정상회의가 성공하려면 미중 협력과 의견 일치가 필수적”이라고 지적했다. 미국이 일방적으로 속도를 내지 말라는 것이다.

베이징= 김광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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