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당시부터 부정선거 비판에 직면
대선 경쟁자 야권 후보 등 대규모 구금?
NYT "치안당국의 잔혹한 고문도 계속"
36년째 우간다를 철권 통치하는 요웨리 무세베니(76) 대통령의 ‘폭력 정치’가 도를 넘고 있다. 올해 1월 6선에 성공한 뒤 치안당국에 구금되거나 고문 당한 이들이 벌써 600여명을 헤아린다. 부정선거 비판을 원천봉쇄하기 위해 관련 활동 낌새만 보여도 시민들을 마구잡이로 잡아들이고 있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11일(현지시간) 우간다 야당인 국민통합플랫폼당을 인용, 최근 몇 주간 야권 공직자와 지지자 등 623명이 거리에서 체포됐고 상당수가 고문을 당했다고 보도했다. 젊은 남성에서 중년 여성까지 성별과 나이를 가리지 않고 국가폭력이 자행되고 있다. 일부는 대법원에 제출할 부정선거 증거를 수집하던 이들이다. 경찰서와 군 막사로 끌려간 시민들은 매를 맞거나 가슴까지 물이 가득 찬 지하실에 감금되는 등 온갖 고초를 겪은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통합플랫폼당 소속 데이비드 무시리(30)는 대표적 고문 피해자다. 그는 1월 18일 수도 캄팔라 슈퍼마켓에서 물건을 구입하던 중 사복을 입은 괴한 6명에게 납치됐다. 무시리는 독방에 감금된 채 나흘 내내 야권 활동 계획을 실토하라며 심문과 구타가 이어졌다고 폭로했다.
이번 대선을 계기로 무세베니 정부는 강압 통치 기조로 완전히 돌아선 듯하다. 정권을 잡은 1986년 무세베니 본인이 ‘독재자’라 비난했던 전임자의 전철을 그대로 밟고 있다는 평이다. 대선일(1월 14일) 전부터 공포 분위기는 이미 퍼져있었다. 지난해 장기 집권을 끝내려는 민중 봉기를 정부는 무력으로 진압했다. 사망자도 다수 나왔다. 대선 직전에는 인터넷이 막혔고 야권 후보인 보비 와인(38)은 사실상 가택에 연금됐다. 무세베니 득표율이 58%로 와인 후보(34%)를 앞질렀다는 게 공식 발표지만 국제사회는 부정선거에 의한 조작으로 보고 있다.
우간다 정부는 테러 예방 활동의 일환이라며 대규모 구금과 고문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군 대변인인 데오 아이키키 중령은 NYT에 보낸 이메일 답변에서 “테러로 전 세계 안보 작전 방식이 일부 바뀌었고 미국과 영국도 ‘핵심 범죄자’에게 비슷한 방법으로 대처한다”며 “군인들의 인권 교육은 잘 돼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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