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만의 최다 분양 vs 9년 만의 최소 입주
청약 기대와 대기 심리로 전세 수요 늘어날 듯
올해 2분기 역대급으로 많은 분양 물량이 쏟아질 것으로 예고된 반면 입주 물량은 최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의 적극적인 공급확대 기조에도 실제 입주 물량이 풀리는 건 내후년 이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예상돼, 전세주택을 찾는 수요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11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전국에서 분양 예정인 아파트는 총 13만5,760가구로 조사됐다. 집계가 시작된 2000년 이후 최대치로, 지난해 2분기(7만5,795가구)와 비교하면 약 1.8배 늘어난 수준이다. 월별로는 △4월 6만2,435가구 △5월 4만539가구 △6월 3만1,447가구가 예정돼 있다.
업계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과 분양가 상한제 갈등 등으로 분양이 연기됐던 지난해 물량이 올해 봄 이사철을 맞으며 쏟아지는 것으로 분석했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한동안 분양가 상한제나 초과이익환수제 등으로 분양이 지연됐던 사업장들의 물량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양지영 R&C연구소장은 "민간 건설사들이 코로나19 확산으로 관망했던 분양 물량을 3기 신도시 사전청약 등 공공분양이 시작되기 전에 밀어내는 것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청약 열풍도 거세다. 올해 1분기 전국에서 청약 접수를 받은 아파트 336개 주택형 중 331개(90.4%)가 1순위에서 청약이 마감됐다. 수도권에서는 172개 주택형 모두 1순위에서 마감됐다. 청약이 1순위에서 마감됐다는 건 무주택 실수요자들이 청약에 대거 참여했다는 의미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내 집 마련' 열풍이 워낙 거세서 청약 경쟁은 한동안 계속 치열할 것"이라고 말했다.
풍년을 맞은 분양시장과 달리 입주 물량은 9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급감했다. 부동산114 조사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입주 예정 물량은 총 4만8,089가구로 지난해 68.1% 수준에 불과하다. 입주 물량과 분양 물량의 차이는 입주까지 통상 2, 3년이 걸리는 선분양제도의 영향으로 발생한다. 김인만 소장은 "내후년까지는 입주 물량이 적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올해 분양 물량과 입주 물량 간의 간극이 향후 몇 년간 전세시장을 자극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봤다. 정부의 공급 대책에 오세훈 서울시장의 민간주도 공급확대까지 가시화될 경우 전세난은 더욱 장기화될 수도 있다. 양지영 소장은 "올해 분양 아파트에 입주하기까지 수년의 시간이 남았고, 정부와 지자체의 공급대책으로 대기 수요자들의 기대 심리가 커지면서 전셋값은 다시 오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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