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LPGA 투어 롯데렌터카 여자오픈 우승
지난해 첫 우승 맛을 본 이소미(22)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2021시즌 개막전 주인공이 됐다. KLPGA 현역 선수 가운데 최다승(13승)에 빛나는 장하나(29)와의 치열한 우승 경쟁을 이겨냈다. 루키 시즌이던 2019년부터 챔피언조에 단골로 이름을 올렸음에도 우승 기회를 살리지 못해 ‘간이 콩알만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던 오명을 완전히 씻어낸 승부였다.
이소미는 11일 제주 서귀포시 롯데 스카이힐 제주 컨트리클럽 스카이ㆍ오션 코스(파72)에서 열린 KLPGA 투어 롯데렌터카 여자오픈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3개와 보기 3개를 묶어 이븐파 72타를 기록, 최종합계 6언더파 282타로 우승했다. 2위 장하나에 두 타 앞선 결과로, 지난해 10월 휴앤케어 여자오픈에서 데뷔 첫 우승 이후 6개월 만의 감격이다.
경쟁은 막판까지 치열했다. 이소미는 전날까지 6언더파 210타로 2위 이다연(24)에 2타, 3위 장하나에 3타 앞서며 최종라운드를 시작했지만, 장하나의 초반 맹추격으로 3번 홀에서 공동 선두를 허용했다. 장하나가 1번 홀에 이어 3번 홀에서도 버디를 잡은 반면 이소미는 3번 홀 약 2.5m 거리에서 시도한 파 퍼트를 놓치며 보기를 기록했다.
이후부턴 치열한 공방전이 전개됐다. 장하나가 4번 홀에서 2m 남짓의 파 퍼트를 놓치며 다시 2위로 내려갔고, 이 틈을 놓치지 않은 이소미는 6번과 7번 홀에서 내리 버디를 기록하면서 달아났다. 7번 홀에서 버디를 기록하며 타수를 줄인 장하나는 이소미가 9번 홀 보기로 주춤한 틈을 타 한 타 차로 쫓아갔다. 장하나는 13번 홀에서 다시 공동 선두를 만들었다. 약 53m 거리에서의 핀과 1m 거리에 바짝 붙인 뒤 버디를 기록했다.
승부는 이번 대회에서 가장 까다로운 홀로 여겨진 15번 홀에서부터 갈렸다. 이소미가 약 88m 거리에서 친 세 번째 샷을 핀 4m 거리에 붙인 뒤 버디를 기록한 반면 장하나는 파로 마쳤다. 다시 이소미가 단독 선두로 나섰고, 이어진 16번 홀에서 장하나는 어프로치 샷 실수에 이어 보기 퍼트마저 실패하면서 순식간에 세 타 차로 벌어져 사실상 승부는 갈렸다.
이소미의 우승은 이번 대회 내내 선수들을 괴롭힌 바람과의 싸움을 이겨낸 결과라 더 값지다. 지난해 12월부터 제주에서 동계전지훈련 한 덕을 톡톡히 본 셈이다. 이소미는 “바람이 너무 많이 불어 변수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스스로에게 집중하면서 플레이 했던 게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특히 정신력의 승리였다. 겨우내 멘탈 코칭을 받았던 그는 “간단하면서도 가장 힘든 게 주변이 아닌 나 스스로에게 집중하는 것인데, 이 부분이 잘 된 게 이번 대회 좋은 결과의 비결이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올해 상금왕과 그린적중률 1위를 해내고 싶다”며 “이번 시즌을 치러보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진출도 고려해 볼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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