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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초점] 함소원·'아내의 맛' 반쪽짜리 해명과 사과, 필요한 건 先책임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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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초점] 함소원·'아내의 맛' 반쪽짜리 해명과 사과, 필요한 건 先책임감

입력
2021.04.09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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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겸 방송인 함소원과 '아내의 맛' 측이 조작 의혹을 인정한 가운데 가족 예능에 대한 자정 장치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함소원 SNS 제공

배우 겸 방송인 함소원과 '아내의 맛' 측이 조작 의혹을 인정한 가운데 가족 예능에 대한 자정 장치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함소원 SNS 제공

연이은 가족 예능 관련 논란 속 자정 장치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방송계 이슈 메이커로 여러 차례 대중의 입에 오르내린 TV조선 '아내의 맛'은 지난달 함소원의 하차를 알린 데 이어 오는 13일 시즌 종료를 공식화했다. 앞서 함소원이 '아내의 맛'에서 소개한 중국 시부모의 별장 등에 대한 조작 의혹이 제기됐고, 침묵을 지키던 '아내의 맛' 제작진은 8일 공식 입장문을 통해 과장된 연출을 인정했다. 이어 함소원 또한 SNS로 시청자들에게 사과의 뜻을 전했다.

하지만 사과와 시즌 종료 결정 이후에도 '아내의 맛'과 함소원을 향한 시청자들의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아내의 맛' 측은 사과 이전에 "출연자의 재산이나 기타 사적인 영역에 대해서는 개인의 프라이버시 문제이기 때문에 제작진이 사실 여부를 100% 확인하기엔 여러 한계가 있다"는 핑계를 댔고, 함소원은 사과문 다음 SNS 게시글로 "내일부터는 다시 활기차게 돌아오도록 하루만 라이브 방송 쉬겠습니다"라고 밝혀 진정성에 의문을 갖게 했다. 무엇보다 조작 의혹을 일부 인정하면서도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이 사실과 달랐는지 알리지 않았다는 점에서 실망감과 아쉬움이 더욱 컸다.

가족 예능 출연자를 둘러싼 연이은 논란들은 시청자들의 피로도를 유발한다. 논란 그 자체는 물론, 이후 해명이 늦어지거나 적절한 피드백이 반영되지 않았을 때 피로도는 불편함으로 이어질 수 있다. 가족 관찰 예능은 오랜 시간 브라운관의 한 자리를 지켜온 방송가의 스테디셀러 포맷이기에 그만큼의 책임감이 요구되고, 이에 '아내의 맛'은 시즌 종료라는 불명예 퇴장을 결정하기에 이르렀다.

방송가의 책임감은 논란 이후의 대처가 아닌 애초에 논란이 없도록 방지하는 데에서부터 출발해야 한다. 가족 예능 특성 상 비연예인의 출연이나 일상적인 에피소드가 많기 때문에 방송 안팎에서의 적정 수위 조절은 필수적이다. 다만 제작진의 연출이 내용 자체를 건드린다면 논란의 여지가 다분해진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이 같은 '아내의 맛'과 함소원의 논란에 대해 "기본적으로 '아내의 맛'은 연예인의 프라이버시를 다루는 프로그램인데 사실 여부를 100% 확인하기 어렵다는 건 무책임한 이야기"라며 "사전 인터뷰에 근거해 에피소드를 정리한 후 촬영하는 방식은 연출이 반영될 가능성이 높기에 '관찰카메라 촬영이 정말 리얼일 수 있는가'에 대한 문제도 가질 수 있다. 함소원 씨가 특정 내용을 속였고, '아내의 맛'이 이를 에피소드로 연출할 때 과장이 있었다는 점에서 두 차례의 왜곡이 있었다. 이런 왜곡은 근본적으로 방송의 신뢰를 깰 수 있기에 중대한 사안"이라고 바라봤다.

일련의 논란을 겪은 이제는 가족 예능의 본래 취지 그대로 진솔함을 살리는 것과 동시에, 불필요한 논란을 미연에 방지하는 자정 장치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자정 작용을 위해선 철저한 출연자 검증과 세심한 출연자 보호가 함께 이뤄져야 한다. 한 방송 관계자는 "누군가가 '욕 먹을 만한' 상황이 나오는 것이 보통 논란의 시발점이 된다. 같은 장면이라도 연출이나 편집 방식에 따라서 재미와 논란은 한 끗 차이"라며 "단순한 이슈가 아닌 프로그램의 기본 포맷에서 본연의 재미를 찾을 수 있도록 제작진의 꾸준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시청자들의 사랑과 프로그램의 영향력에는 그만한 책임감이 필요하다. 화제성이 아닌 즐거움에 초점을 맞춰야 가족 관찰 예능도 방송가의 스테디셀러 포맷다운 롱런이 가능하다. 방송가 역시 일련의 논란으로 인한 시청자들의 피로도를 실감하고, 나아가 논란을 방지하기 위한 적절한 자정 장치의 필요성에 동감하고 있다. 더 진화한 형태의 가족 예능만이 꾸준히 시청자들의 신뢰를 얻을 수 있다.

이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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