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홍콩 민주화 시위를 주도한 인사 중 한 명인 네이선 로(28)가 영국으로 정치적 망명을 가게 됐다. 로는 홍콩 국가보안법이 시행된 지난해 7월 영국으로 피신한 뒤 그 해 말 망명을 신청했다.
로이터통신은 8일 영국 정부가 로의 망명을 허용했다고 보도했다. 로 역시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위터에 “홍콩으로 돌아갈 경우 홍콩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될 수 있고, 신변이 위험해질 수 있다는 점을 인정 받아 영국 내무부가 망명 신청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2014년 조슈아 웡 등과 함께 대규모 홍콩 도심 시위를 주도했던 로는 중국 정부가 서방 국가의 반대에도 홍콩보안법 통과를 위해 무자비하게 반대 시위를 탄압하자, 지난해 7월 영국으로 피신했다. 이후 그 해 말 영국 망명 신청 소식을 전하며 “홍콩 국가보안법에 따라 수배 대상이 됐고 정치적 억압을 받을 상황에 처했다. 이대로 홍콩에 돌아가면 신변에 위협이 생길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로의 망명으로 영국과 중국 관계는 더욱 경색될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는 “로의 망명 신청 허가로 런던과 베이징간 긴장감은 더 고조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 중국은 이날 로를 ‘범죄 용의자’라며 칭하며 망명을 허용한 영국 정부를 강하게 비판했다. 자오리젠(趙立堅)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그는 홍콩 경찰에 수배된 범죄 용의자”라며 “우리는 어떠한 국가나 개인이라도 범죄자를 비호하는 것을 단호히 반대한다”고 말했다. 또 “홍콩 독립분자를 지지하며 지명수배자를 보호하는 것은 홍콩 사법에 간섭하는 것이고 국제법과 국제관계의 기본 규칙을 위반하는 것”이라며 “영국은 즉각 잘못을 바로잡고 홍콩 사무와 중국 내정에 대한 간섭을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국의 이 같은 엄포에도 영국 내무부는 이날 홍콩 이민자들의 취업과 주거, 교육 등을 지원하기 위해 5,900만달러(660억원)를 투입하는 방안을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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