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상급식 반대하다 사퇴했던 오세훈 귀환
선거 기간 유치원 무상급식에 "동의" 밝혀
서울시 30% 지원 "반대하면 갈등 불 보듯"
10년 전 무상급식에 반대한다며 물러난 오세훈 서울시장이 돌아오면서, 유치원 무상급식을 추진 중인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에게 어떤 메시지를 보낼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진보 성향 조 교육감과 보수 야당 소속 오 시장이 엇박자를 낼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지만, 오 시장이 예전과는 달라진 모습올 보여줄 것이란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진보 교육감과 보수 시장의 만남
오세훈 시장은 겉으론 유치원 무상급식을 반대하지 않고 있다. 2개월 전 조희연 교육감이 서울시장 후보들에게 '11대 교육의제'를 제안한 적이 있는데, 오 시장은 당시 유치원 무상급식에 동의한다고 답했다. 조 교육감은 선거 전날인 6일 기자간담회에서도 "11개 교육의제 중에서 유치원 무상급식이 제일 중요하다.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준비작업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무상급식 정책은 교육청 주관이지만, 재원이 많이 필요한 사업의 경우 서울시와 교육청이 함께 예산을 마련한다. 초·중·고 무상급식의 경우 교육청과 서울시, 25개 자치구가 각각 5:3:2 비율로 재원을 부담했다. 교육청은 유치원 무상급식에 834억 원이 소요될 것으로 보고, 서울시와 자치구의 재원 출연을 기대하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재원 산출이나 분담에 대해선 교육청과 협의체를 만들어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조 교육감은 2014년 취임 후 줄곧 박원순 전 시장과 호흡을 맞췄던 탓에 무상급식 정책을 두고 서울시와 갈등이 없었다. 하지만 철학이 다른 시장이 들어오면서 갈등이 불가피할 것이란 의견도 나온다. 서울시에 몸담았던 전직 고위 간부는 "오 시장이 유치원 무상급식에 동의한다고는 했지만, 예산 부족을 이유로 협조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하는데..."
그러나 오 시장이 무상급식 이슈를 두고 조 교육감과 부딪히는 일은 없을 것이란 관측도 적지 않다. 오 시장이 과거 선별복지를 고수했지만, 지난 10년 사이 생각이 바뀌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오 시장은 선거 기간 중에 유치원 무상급식에 반대하지 않았으니, 앞으로도 그런 기조를 유지하지 않겠냐"고 내다봤다. 시의회 교육위원회 소속 한 의원도 "오 시장이 임기 초반부터 이 문제를 두고 교육청과 대립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민주당이 다수인 시의회와 협의해야 하는 상황이라 예산을 삭감하기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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