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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시장에서도 냉대받는 ‘트럼프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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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시장에서도 냉대받는 ‘트럼프 사람들’

입력
2021.04.08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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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스 전 부통령 40억원대 출판 계약 성사
의회 난동 사태 여파…트럼프 측근은 냉대
독자·작가 잃을라 출판사는 만남도 꺼려

마이크 펜스 전 미국 부통령이 1월 7일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상·하원 합동위원회를 마치고 조 바이든 대통령의 당선을 인증하는 최종 인증서를 읽고 있다. 워싱턴=AP 뉴시스

마이크 펜스 전 미국 부통령이 1월 7일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상·하원 합동위원회를 마치고 조 바이든 대통령의 당선을 인증하는 최종 인증서를 읽고 있다. 워싱턴=AP 뉴시스

미국 차기 대권주자로 꼽히는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이 최근 사이먼&슈스터 출판사와 두 권짜리 회고록 출판 계약을 맺었다. 인디애나주(州) 주지사 재임 때부터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2인자 시절까지 파란만장했던 공직생활을 풀어낼 예정이다. 첫 책은 2023년 나온다. 계약금은 300만~400만달러(33억~44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7일(현지시간)에는 ‘미국의 자유 증진’이란 새로운 정치단체도 출범시키고 대망을 향해 본격 시동을 걸었다.

하지만 이름이 좀 알려졌다고 누구나 책을 낼 수 있는 건 아니다. 특히 ‘트럼프 측근’이란 꼬리표는 요즘 미 출판계에서 철저히 외면당하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사기” 주장과 거리를 뒀던 펜스 전 부통령만이 유일하게 선택을 받았다. CNN방송은 “다른 트럼프 측근들도 책을 내고 싶어하지만 높은 빗장에 가로막혀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라고 해서 다를까. 거침 없는 언변이 무기인 그가 회고록을 내면 속칭 ‘대박’을 칠 게 뻔한데도 출판 계약 소식은 들려오지 않는다. 한 대형 출판사 간부는 그 이유를 “그가 진실을 말할 거라 확신할 수 없고 사실 관계 확인도 불가능할뿐더러 비즈니스를 함께 할 수 없는 사람”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관계자도 보탰다. “트럼프와 책 얘기를 하는 상황을 참기 힘들 것 같다.”

손익을 따져봐도 밑지는 장사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출판계는 주장한다. 트럼프 지지자들만 책을 사도 큰 돈을 벌겠지만, 그 대신 “다른 독자들이 우수수 떠나고 기존 작가들이 계약을 해지할 것”이란 얘기다. 한 출판사 고위 관계자는 “직원들의 퇴사가 가장 걱정된다”면서 “아무리 돈을 많이 벌어도 트럼프 책은 그만한 가치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출판계의 반(反)트럼프 기류는 두말할 필요 없이 올해 1월 6일 일어난 ‘의회 난동 사태’ 영향이다. 당시 선거인단 개표 결과에 이의를 제기했던 조시 하울리 공화당 상원의원은 직후 출판사로부터 계약 해지를 통보받았다. 차기 대권을 노리는 마이크 폼페이오 전 국무장관 역시 최근 책 출간을 타진했으나 출판사들이 꺼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CNN은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사라 허카비 샌더스 전 백악관 대변인, 오마로사 매니골드 뉴먼 전 백악관 직원 등이 주요 출판사에서 책을 낸 사실에 비춰 “의회 침탈 사태 이후 사임하지 않은 트럼프 측근들이 출판시장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짚었다.

방송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장남인 트럼프 주니어도 책을 쓰고 있다는 사실을 전하며 ‘자가 출판’을 권하는 관계자의 촌철살인을 실었다. “폼페이오는 국무장관이라도 했지만, 트럼프 주니어는 그냥 트럼프 주니어일 뿐이다.”

김표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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