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민·경제 지원 등 총 2600억 규모
트럼프 親이스라엘 정책 대폭 수정?
유엔 "다른 나라들도 미국 따르기를"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2018년 이후 중단된 팔레스타인 지원을 재개한다. 이스라엘에 경도됐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이-팔 정책에서 벗어나 기존 ‘2국가 해법’으로 회귀하겠다는 신호다. 난민, 환경 등에 이어 주요 외교사안 대응에서도 트럼프식 편향 노선을 뒤집는 기조가 뚜렷해지고 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7일(현지시간) 총 2억3,500만달러(2,628억원) 규모의 대팔레스타인 지원을 재개한다고 발표했다. 유엔 산하 팔레스타인난민기구(UNRWA)에 1억5,000만달러, 요르단강 서안 및 가자지구 경제 개발에 7,500만달러가 각각 투입된다. 블링컨 장관은 “팔레스타인 지원을 다시 시작하게 돼 기쁘다”며 “미국의 이익과 가치를 지키는데도 핵심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팔 양국이 평화롭게 공존하는 2국가 해법에 대한 지지 의사도 분명히 했다.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가 고수해온 2국가 해법은 2018년 트럼프 전 대통령에 의해 무력화됐다. 이 방식은 1967년 당시 국경선을 기준으로 두 나라가 개별 국가로 존재하는 것을 의미한다. 여러 종교의 성지가 모여 있는 예루살렘은 국제법상 어느 국가의 영토로도 귀속되지 않는다. 그러나 트럼프는 취임 이후 노골적인 친(親)이스라엘 행보를 보이며 오랜 원칙을 깨뜨렸다. 예루살렘을 이스라엘 수도로 인정한다고 발언하는가 하면, 텔아비브에 있는 미 대사관도 예루살렘으로 옮겼다. 2018년엔 팔레스타인에 대한 지원도 끊었다.
팔레스타인과 국제사회는 미국의 복귀를 환영했다. 아흐마드 마즈달라니 팔레스타인자치정부 사회복지장관은 “트럼프 행정부가 망쳤던 미국과 팔레스타인 관계가 건설적으로 복귀되리라고 본다”고 반겼다. 스테판 두자릭 유엔 대변인도 “많은 국가가 UNRWA 지원을 대폭 줄이거나 중단했다. 다른 나라들도 미국을 따르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스라엘은 불편한 기색을 숨기지 않았다. 길라드 에드란 이스라엘 주미대사 겸 주유엔대사는 “UNRWA는 반유대ㆍ반이스라엘 단체”라며 “미국이 이 조직을 개혁하지 않고 지원을 결정한 데 실망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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