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패널 출연 대중적 인지도 높아져
박형준 부산시장 당선자는 7일 방송 3사(KBS·MBC·SBS) 출구조사에서 김영춘 더불어민주당 후보보다 두 배 가깝게 득표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일찌감치 당선이 점쳐졌다. 방송 3사 출구조사에서 박 후보는 64%를 얻어 33%를 얻은 김 후보를 여유 있게 앞섰고, 개표 과정에서도 비슷한 격차가 유지됐다.
박 당선자는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되자 캠프 사무실에서 국민의힘 관계자들과 함께 일제히 일어나 환호했다. 그는 당선 소감을 통해 "선거기간 내내 갖은 어려움에도 흔들리지 않고 성원을 보내주신 시민 여러분에게 좋은 시정으로 보답하겠다”면서 “이번 선거로 표출된 민심에 따라 국정을 대전환하는 계기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박 당선자의 환호는 지난해 국민의힘 전신인 미래통합당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아 황교안 대표와 함께 21대 총선을 이끌었으나 참패했던 장면과 비교하면 1년 만에 확 달라진 모습이다. 박 당선자 입장에선 2004년 총선 승리 이후 17년 만에 선거에서 승자로 기록된 셈이다. 그만큼 부산시장까지 오는 길이 험난했다는 뜻이기도 하다.
박 당선자는 17대 총선에서 부산 수영구에 출마해 국회에 입성한 뒤 2007년 대선에선 실용주의를 내세운 이명박 후보를 도와 대선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그는 2008년 18대 총선에서 한나라당 공천을 받아 재선에 도전했지만 친박 돌풍을 등에 업은 유재중 후보에게 밀렸다. 2012년 19대 총선 때 재차 도전했지만 유 의원에게 또 패배하면서, 이후 국회의원 배지를 다시는 달지 못했다.
선거에선 운이 없었지만 관운이 나쁘진 않았다. 이명박 정부 시절 청와대 홍보기획관과 정무수석으로 중용됐던 박 당선자는 2014년 9월엔 국회 사무총장으로 임명됐다. 이후 대학 교수로 돌아온 그는 2017년부터 종합편성채널에 고정 출연하면서 합리적 보수주의자로 각인되며 대중적 인지도를 높였다. 지난해 5월 성추행 파문으로 오거돈 부산시장이 사퇴하면서 출마를 결심한 그는 당내 경선은 물론 본선에서도 경쟁 후보들을 여유 있게 제쳤다.
그는 부산 출신이지만 7세 때 의사인 아버지를 따라 서울로 이사해 대학까지 마쳤다. 이후 고향에 내려와 1991년부터 동아대 교수를 지내다가 시민단체에서 활동했고, 1994년 김영삼 정부 정책자문기획위원을 맡은 게 인연이 돼 현실 정치에 발을 담그기 시작했다. 박 당선자는 '생각하는 힘'과 '일머리'를 자신의 장점으로 꼽고 있으며, 스스로를 실천적 지식인이라고 평가해왔다. 그는 이날 "무서운 심판의 민심이 우리를 향할 수도 있다는 점을 명심하겠다”며 “시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부산의 새로운 도약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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