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영애 여성부 장관·김대권 수성구청장 방문
할머니 "위안부역사관 설립 올바른 교육해야"
"국제사법재판소에 제소할 수 있도록 해달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93) 할머니가 7일 대구 수성구 새 보금자리에 입주해 집들이 첫 손님을 맞았다. 정영애 여성가족부 장관과 김대권 수성구청장은 이날 새 집을 찾아 이사떡을 나누며 "새 집 생활이 어떠시냐"고 여쭸고, 이 할머니는 "최고의 선물"이라고 화답했다. 이 할머니는 지난 30년간 대구 달서구 상인동 39.6㎡ 규모 공공임대아파트에서 거주하다 이날 수성구 84㎡의 새 집에 정착했다.
정 장관과 김 청장, 위안부 문제 활동가들은 이날 오전 10시쯤 이 할머니 집을 찾아 30분쯤 덕담을 나눴다. 이날 집들이에서 정 장관은 방 3칸인 아파트를 둘러보며 불편한 점이 없는 지 챙겼다. 진주빛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할머니는 거실에 앉아 떡과 음료수를 나누며 손님을 맞았다.
이 할머니는 "옛날 집은 좁아서 손님이 찾아오면 모실 곳이 없어 외부에서 만나기도 하는 등 많이 불편했지만 이제는 간병인과 손님이 와도 충분히 얘기를 나누고 쉴 수 있는 공간이 있어 좋다"고 흐뭇해했다. 이 할머니는 이날 정 장관에게 위안부 문제를 국제사법재판소에 제소할 수 있도록 당부했다.
정 장관과 김 청장은 30분쯤 지나 1층으로 내려와 "앞으로 잘 모셔달라", "불편한 점이 없도록 하겠다"는 말을 나누고 주먹인사로 헤어졌다.
할머니의 새집 마련은 지난해 9월 '대구시 일제하 일본군위안부 피해자 지원 및 기념사업에 관한 조례 일부 개정안'이 대구시의회를 통과하면서 이뤄졌다. 그 후 아파트 가격이 계속 올라 4억원의 예산으로는 마땅한 거처를 물색하기 힘들어져 이사가 늦어졌다. 수성구는 대구시와는 별도로 매달 할머니에게 생활안정자금 50만원을 지급키로 결정했다.
이 할머니와 정 장관은 집들이 직후 대구 중구 '희움' 위안부역사관을 찾아 새로 단장한 자료사진과 자료를 보며 회상에 잠겼다. 이 할머니는 "희움 역사관에 위안부 역사박물관을 만들어야 한다"며 "자라나는 학생들에게 올바른 역사를 가르쳐야 한다"고 말했다.
이 할머니는 또 "이웃나라인 일본과는 친하게 지내며 위안부가 무엇인지, 왜 사죄와 배상을 요구하는 지 알아야 한다"며 "젊은이들이 나라의 주인"이라고 덧붙였다.
정 장관도 "올바른 교육을 위해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화답했다. 역사관에서 1시간 정도 머무른 이들은 또 다른 위안부 피해자인 박필근 할머니를 만나기 위해 경북 포항으로 출발했다.
1944년 16세에 대만으로 끌려가 일본군 위안부 생활을 강요당한 이 할머니는 1993년부터 위안부 문제를 부인하는 일본 정부에 맞서 세계를 돌며 증언과 강연을 하고 있다. 이 할머니는 지난해 5월 대구 남구의 한 찻집에서 정의기억연대(전 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의 후원금 유용 의혹을 제기하며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갈등을 빚은 후 임시 숙소에서 생활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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