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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수 할머니, 임대아파트 떠나 새집서 집들이 "최고의 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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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수 할머니, 임대아파트 떠나 새집서 집들이 "최고의 선물"

입력
2021.04.07 16:40
수정
2021.04.07 16:45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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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애 여성부 장관·김대권 수성구청장 방문
할머니 "위안부역사관 설립 올바른 교육해야"
"국제사법재판소에 제소할 수 있도록 해달라"

정영애 여성가족부 장관이 7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와 함께 대구 중구 서문로 희움 일본군 위안부 역사관을 찾아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김민규 기자

정영애 여성가족부 장관이 7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와 함께 대구 중구 서문로 희움 일본군 위안부 역사관을 찾아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김민규 기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93) 할머니가 7일 대구 수성구 새 보금자리에 입주해 집들이 첫 손님을 맞았다. 정영애 여성가족부 장관과 김대권 수성구청장은 이날 새 집을 찾아 이사떡을 나누며 "새 집 생활이 어떠시냐"고 여쭸고, 이 할머니는 "최고의 선물"이라고 화답했다. 이 할머니는 지난 30년간 대구 달서구 상인동 39.6㎡ 규모 공공임대아파트에서 거주하다 이날 수성구 84㎡의 새 집에 정착했다.

정 장관과 김 청장, 위안부 문제 활동가들은 이날 오전 10시쯤 이 할머니 집을 찾아 30분쯤 덕담을 나눴다. 이날 집들이에서 정 장관은 방 3칸인 아파트를 둘러보며 불편한 점이 없는 지 챙겼다. 진주빛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할머니는 거실에 앉아 떡과 음료수를 나누며 손님을 맞았다.

이 할머니는 "옛날 집은 좁아서 손님이 찾아오면 모실 곳이 없어 외부에서 만나기도 하는 등 많이 불편했지만 이제는 간병인과 손님이 와도 충분히 얘기를 나누고 쉴 수 있는 공간이 있어 좋다"고 흐뭇해했다. 이 할머니는 이날 정 장관에게 위안부 문제를 국제사법재판소에 제소할 수 있도록 당부했다.

정 장관과 김 청장은 30분쯤 지나 1층으로 내려와 "앞으로 잘 모셔달라", "불편한 점이 없도록 하겠다"는 말을 나누고 주먹인사로 헤어졌다.

할머니의 새집 마련은 지난해 9월 '대구시 일제하 일본군위안부 피해자 지원 및 기념사업에 관한 조례 일부 개정안'이 대구시의회를 통과하면서 이뤄졌다. 그 후 아파트 가격이 계속 올라 4억원의 예산으로는 마땅한 거처를 물색하기 힘들어져 이사가 늦어졌다. 수성구는 대구시와는 별도로 매달 할머니에게 생활안정자금 50만원을 지급키로 결정했다.


이용수 할머니가 7일 오전 11시 대구 중구 위안부역사관 '희움' 2층 자료실에 들러 사진과 기록물을 둘러보고 있다. 김민규기자 whitekmg@hankookilbo.com

이용수 할머니가 7일 오전 11시 대구 중구 위안부역사관 '희움' 2층 자료실에 들러 사진과 기록물을 둘러보고 있다. 김민규기자 whitekmg@hankookilbo.com

이 할머니와 정 장관은 집들이 직후 대구 중구 '희움' 위안부역사관을 찾아 새로 단장한 자료사진과 자료를 보며 회상에 잠겼다. 이 할머니는 "희움 역사관에 위안부 역사박물관을 만들어야 한다"며 "자라나는 학생들에게 올바른 역사를 가르쳐야 한다"고 말했다.

이 할머니는 또 "이웃나라인 일본과는 친하게 지내며 위안부가 무엇인지, 왜 사죄와 배상을 요구하는 지 알아야 한다"며 "젊은이들이 나라의 주인"이라고 덧붙였다.

정 장관도 "올바른 교육을 위해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화답했다. 역사관에서 1시간 정도 머무른 이들은 또 다른 위안부 피해자인 박필근 할머니를 만나기 위해 경북 포항으로 출발했다.

1944년 16세에 대만으로 끌려가 일본군 위안부 생활을 강요당한 이 할머니는 1993년부터 위안부 문제를 부인하는 일본 정부에 맞서 세계를 돌며 증언과 강연을 하고 있다. 이 할머니는 지난해 5월 대구 남구의 한 찻집에서 정의기억연대(전 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의 후원금 유용 의혹을 제기하며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갈등을 빚은 후 임시 숙소에서 생활해왔다.

대구 중구 희움 위안부역사관 2층 자료실에 일제강점기에 사용되던 지폐, 군표, 채권, 사진 등 자료들이 전시되어 있다. 김민규기자 whitekmg@hankookilbo.com

대구 중구 희움 위안부역사관 2층 자료실에 일제강점기에 사용되던 지폐, 군표, 채권, 사진 등 자료들이 전시되어 있다. 김민규기자 whitekmg@hankookilbo.com




대구= 김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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