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버 보겸 소송 예고에 윤 교수 "돈 벌려고 저격"
"일베 사이버테러, 학생들 밥도 못 먹을 정도로 충격"
"여성 혐오 현상, 용례에 관한 법리적 판단 기대"
윤지선 교수. 온라인 강의 캡처
유튜버 보겸(김보겸)이 '보이루'라는 자신의 유행어를 논문에서 여성 혐오적 용어라고 한 윤지선 세종대 대양휴머니티칼리지 교수를 상대로 법적 대응을 예고하자 윤 교수가 "저를 고소한다면 당당히 맞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윤 교수는 7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유튜버 보겸이 저를 고소하겠다는 협박을 몇 달간 지속하면서 온라인 오프라인 집단 사이버 공격 수위를 촉발시키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실제 지난달 22일 윤 교수의 온라인 강의 대화방에 외부인이 무단으로 접속해 욕설과 음란 사진 등을 화면에 노출시킨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인터넷 커뮤니티 일간베스트(일베) 회원으로 추정되는 외부인은 강의를 진행하는 윤 교수에게 30분 넘게 'X페미 교수'라고 칭하며, '느XX 할카스·할배카스', '노무현 XX' 등 일베에서 주로 사용되는 혐오 용어를 반복적으로 사용했다.
윤 교수는 문제의 일베 회원을 업무방해, 모욕, 정보통신망법 위반(불법정보의 유통금지 등) 혐의로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에 고소한 상태로, 수사가 진행 중이다.
윤 교수는 이와 관련해 "학생들이 그날 점심을 제대로 먹지 못할 정도로 충격을 받았다"며 "유튜버 보겸이 2년 전 제가 썼던 논문 각주 부분을 문제 삼아 저에 대한 저격 영상을 게시하면서 이 모든 사태가 촉발됐다"고 주장했다.
앞서 보겸은 지난 2019년 12월 철학연구에 실린 윤 교수의 '관음충의 발생학: 한국 남성성의 불완전변태 과정의 추이에 대한 신물질주의적 분석' 논문을 문제 삼고 있다.
해당 논문은 '보이루'라는 용어를 "보X+하이(Hi)의 합성어로, 초등학교 남학생부터 20~30대 젊은이에 이르기까지 여성 혐오 용어 놀이의 유행어처럼 사용됐다"고 썼다.
이에 보겸이 문제를 제기하자, 논문 내용은 "'보겸+하이루'를 합성해 인사말처럼 사용하며 시작되다가 초등학생을 비롯하여 젊은 20~30대 남성에 이르기까지 여성 성기를 비하하는 표현인 '보X+하이루'로 유행어처럼 사용, 전파된 표현"이라고 일부 수정됐다. 보겸 측은 수정된 내용도 말장난에 불과하다는 입장이다.
앞서 4일 보겸은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분명히 제가 피해자였는데 하루 이틀 사이에 가해자, 전국구 쓰레기, 여성혐오자가 돼 있었다"며 윤 교수를 상대로 소송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이날 윤 교수는 여성혐오 용어로 '보이루'가 사용되고 있다는 것에 대해 "각종 사회 지면 기사나 한국여성정책연구소의 보고서에서 심각하게 다뤄지고 있는 명백한 성차별적 사회 현상"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여성비하와 모욕으로 쓰이고 있다는 근거를 2018년에 발행된 경향신문, 연합신문 등이 여성 혐오 현상 사회기사를 기반으로 작성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거의 대부분이 동의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공론의 장에서 여성혐오 현상 판정해볼 것"
유튜버 보겸. '보겸TV' 캡처
그는 이어 보겸의 소송과 관련 "한국 사회에서는 어떠한 여성차별이나 여성혐오 현상은 없다고 믿는 일부 남성 집단의 요구에 크게 부응하는 모습"이라며 "더 큰 수익과 이익을 얻고자 하면서 두 달 동안 계속 저를 저격하는 유튜브 영상을 만들고 있는 실정"라고 설명했다.
윤 교수는 그러면서 "과연 '보이루'가 우리사회에서 정말로 여성혐오 용례로 쓰인 적이 있는지, 거기에 대한 법리적 판단을 제대로 해보는 판결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공론의 장이나 법리적 판단의 장에서 보이루로 인한 여성혐오적 현상이 있는지 없는지, 그리고 이번 사태로 인한 막대한 피해를 누가 입었는지 판정해 보고자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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