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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만에 웜업존→주전세터로... 하승우 "경기 시작 후엔 긴장 안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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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만에 웜업존→주전세터로... 하승우 "경기 시작 후엔 긴장 안됐다"

입력
2021.04.07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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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카드 세터 하승우. KOVO 제공.

우리카드 세터 하승우. KOVO 제공.

지난 2019년 3월 16일과 18일 천안 유관순체육관과 서울 장충체육관을 오가며 진행된 2018~19 V리그 PO 1ㆍ2차전 우리카드와 현대캐피탈의 경기. 당시 우리카드는 세터 노재욱과 유광우가 번갈아 출전하며 경기를 조율했지만 현대캐피탈의 기세를 당하지 못하고 2연패(2-3 0-3)로 무릎을 꿇었다. 하승우도 우리카드 엔트리에 올라있었지만 웜업존을 지키며 코트를 밟진 못했다.

그리고 2년이 흐른 6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진행된 2020~21 V리그 PO1차전 OK금융그룹과 경기. 하승우는 주전 세터로 나서 풀 세트를 소화하며 팀의 3-1 승리를 이끌었다. 2016년 10월 우리카드에 입단(전체 2순위)한 늦깎이 하승우의 포스트시즌 첫 경기였다.

5번째 시즌을 보내지만 주전 세터로 자리잡은 건 올 시즌이 처음이다. 당연히 큰 경기를 앞두고 긴장감이 없을 수 없을 터. 신영철 우리카드 감독도 PO경기를 앞두고 하승우에게 별다른 주문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 “처음으로 큰 경기를 치르는 세터에게 부담 주고싶지 않았다”는 것이다. 신 감독은 포스트시즌 미디어데이에서도 “우리 팀 세터(하승우)는 다른 팀 세터보다 나이도 적고 연봉(1억원)도 적다”고 말했다. “연봉에 비해 충분히 잘하고 있으니 긴장하지 말라”는 의미를 담았다.

하지만 하승우는 신 감독이 생각한 것보다 훨씬 침착했다. 하승우는 6일 PO1차전 승리 후 인터뷰에서 “사실 경기 전엔 포스트시즌이란 걸 의식하지 않으려 했는데 확실히 정규리그 때와는 다르게 조금 긴장됐다”면서도 “하지만 경기 시작 이후엔 아예 긴장이 안됐다”라고 말했다.

1세트에서는 팀의 쌍포 알렉스와 나경복을 중심으로, 이후엔 한성정과 센터진(하현용 최석기)까지 골고루 활용하는 여유도 보였다. PO 1차전 우리카드의 공격 점유율은 알렉스 43.2%, 나경복 23.9%, 한성정 18.2%, 하현용 9.1%, 최석기 5.7%로 다양한 공격 루트를 선보였다. 하승우는 “정규시즌 경기에서는 상대 블로커들이 (하)현용이 형쪽으로 많이 따라 붙는 경향을 보였다”면서 “그래서 초반에 현용이 형의 움직임을 활용해 날개 공격수를 이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휴일 없이 이어지는 PO 2차전 일정을 놓고도 하승우는 “(준PO까지 치른) OK금융그룹이 더 부담스러울 것”이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오랜만의 유관중 경기도 즐기고 있었다. 이날은 평일 오후 경기인데도 이날 장충체육관엔 정원의 10%인 237석이 들어찼다. 하승우는 “관중과 팬은 경기장의 활력소다. 관중이 있어야 선수들도 힘이 난다”면서 “무관중 경기 땐 우리끼리 아무리 파이팅을 한다해도 흥이 안난다. 비록 10%만 들어오셨지만 팬들의 응원 덕에 더 힘을 낼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배구 선수 출신인 아버지(하성훈 씨)도 관중석에서 아들이 정규리그 2위 팀을 이끄는 모습을 지켜봤다.

강주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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