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광물자원공사가 매입한 지 10년 된 칠레 구리광산 지분을 최근 캐나다 업체에 넘기면서 투자원금의 40%를 날린 것으로 드러났다. 광물자원공사는 이 광산에 그동안 2억4,000만 달러(2,689억 원)가량을 투자했는데 약 1억5,200만 달러만 받고 매각해 ‘헐값’ 논란이 일고 있다.
6일 광물자원공사에 따르면 지난달 말 칠레 산토도밍고 구리광산 지분 30%를 캐나다 캡스톤마이닝에 1억5,200만 달러에 넘겼다. 공사가 갚아야 할 부채 잔액인 약 3,240만 달러가 포함된 금액이다.
광물자원공사와 캡스톤마이닝은 2011년 각각 30%, 70%의 지분 비율로 이 광산 개발 프로젝트에 참여했는데, 공사가 보유 지분과 부채를 모두 캡스톤마이닝에 넘긴 것이다.
공사는 계약과 함께 3,000만 달러를 현금으로 받았고, 잔금은 18개월과 48개월 뒤에 각각 4,500만 달러씩 나눠 받기로 했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이 광산은 그동안 탐사를 마치고 초기 개발 단계였으나 광물자원공사가 더는 신규 투자할 여력이 없어 지분을 매각했다”고 설명했다.
광물자원공사는 과거 대규모 해외자원개발 사업 부실로 인해 2016년부터 완전 자본잠식에 빠진 상태다. 부채 규모는 2008년 5,000억 원에서 지난해 말 6조9,000억 원으로 불어났다.
정부는 그동안 광물자원공사의 부채를 줄이기 위해 해외자산 매각을 추진해왔다. 2조 원이 넘게 투입된 아프리카 마다가스카르 암바토비 니켈 광산 등을 포함해 광물공사가 보유한 해외자산 전부를 매각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9월 광물자원공사와 광해관리공단을 통합한 광해광업공단이 출범하면 광물자원공사가 기존에 해왔던 해외자원개발 사업 기능은 폐지할 계획이다.
업계 안팎에선 코로나19 이후 세계 주요국 간 자원확보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공기업 중심으로 해외자원 확보에 나서야 할 판에 오히려 해외자원을 헐값 매각하는 데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실제로 지난해 우리나라 공공부문의 해외자원 투자 실적은 전무하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