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기 엉망인 급식실서 12년 넘게 일하다 폐암, 첫 '산재' 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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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기 엉망인 급식실서 12년 넘게 일하다 폐암, 첫 '산재' 인정

입력
2021.04.06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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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교육청, 조리실 환경 개선책 내놔야"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경기지부 조합원들이 6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마트노조 대회의실에서 급식실 폐암 사망 산재 최초 인정, 수수방관 교육당국 규탄 및 학교 급식실 직업암 대책 마련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스1

환기가 제대로 되지 않는 학교 급식실에서 12년 넘게 일하다 폐암으로 사망한 조리실무사 A씨에 대해 업무상 질병이 인정됐다. 급식실 노동자의 폐암에 대한 첫 산업재해 판정이다.

전국서비스산업노동조합연맹과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은 6일 A씨의 사망에 대해 근로복지공단이 업무상 질병으로 승인했다고 밝혔다.

A씨는 2005년부터 수원 권선중에서 조리실무사로 일했다. 2017년 다른 학교로 전보간 지 한 달 만에 폐암3기 진단을 받았고 1년 뒤 숨졌다. A씨 유족들은 산재 인정을 요구했고 근로복지공단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는 "고온의 튀김, 볶음 및 구이 요리에서 발생하는 조리흄(cooking humes·쿠킹흄)에 낮지 않은 수준으로 노출되어 폐암이 발병돼 사망했다"고 결론지었다.

조리흄은 국제암연구소가 앞선 2010년 폐암의 위험요인으로 보고한 유해 물질이다. 100~500명 분량의 음식을 해야 하는 급식실은 조리흄에 집중 노출되는 곳이다.

서울 강남구의 한 초등학교 조리실 모습. 한국일보 자료사진

유족과 동료들 주장에 따르면 권선중은 2016년 급식실의 후드, 공조기 등이 고장났는데도 1년 정도 방치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A씨의 동료 중 한 명은 튀김 요리 중 구토 증상을 보여 급히 병원에 갔고, 다른 동료는 감자튀김을 하다 어지러움증으로 쓰러져 일주일 입원하기도 했다. 또 다른 동료는 2017년 뇌출혈로 쓰러져 산재 판정을 받기도 했다.

A씨 사건을 맡았던 김승섭 노무사는 "급식실 온도가 너무 높아 퇴근하기 전 바닥에 누워 몸의 열기를 식혔다는 증언이 있었을 정도"라며 "음식 연기 노출에 관한 구체적인 산재 인정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화자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경기지부 수석부지부장은 "전국 교육청은 학교 급식실의 환경개선 대책을 내놔야 한다"고 말했다.


송옥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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