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한 갑씩 50년간 담배를 피워 온 A(78)씨는 최근 가래를 동반한 기침이 자주 나오고 조금만 빨리 걸어도 쉽게 숨이 찼다. A씨는 그동안 담배로 큰 불편함을 느끼지 못했다.
평소 나타나지 않았던 호흡기 관련 증상이 나타난다면 전문의와 폐 상태를 점검해야 한다. 단순 감기나 컨디션 저하로 인한 증상이 아닌 ‘폐기종’을 알리는 증상일 수 있기 때문이다.
폐기종은 정상 폐포벽 등 폐 조직이 파괴되면서 폐포 공간이 확장되고, 폐포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상태를 말한다. 폐기종은 만성폐쇄성폐질환(COPD)과 심장질환, 암, 혈관 질환 등과 관련있어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폐기종은 대부분 무증상일 때가 많다. 하지만 점차 가벼운 기침부터 가래, 호흡곤란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COPD로 악화하면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수 있을 정도로 증상이 심각해진다.
폐기종의 가장 큰 원인은 흡연이다. 흡연한 기간이 길수록, 흡연량이 많을수록 폐기종 발병 위험이 커진다. 흡연으로 인한 작은 폐 손상과 폐 조직 파괴가 폐기종을 일으킬 수 있다. 드물게 직ㆍ간접 흡연을 하지 않은 사람에게서도 폐기종이 나타날 수 있다.
진단을 받으면 호흡기내과 전문의가 흉부 X선 검사와 가슴 컴퓨터단층촬영(CT) 등으로 폐기종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폐활량 검사로 폐 기능 상태 등을 파악한다. COPD로 이어지지 않았다면 별다른 치료를 하지 않고 추적 관찰과 금연 등 생활 습관 개선을 통해 폐기종이 악화하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은주 고려대 안암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최근 코로나19 대유행으로 호흡기 관련 질환에 대한 관리가 더 중요해지고 있다”며 “폐기종은 초기에 이렇다 할 증상이 나타나지 않기에 흡연자이거나 가족력이 있다면 폐 상태를 미리 점검하고, 폐기종이 시작돼도 초기에 발견하여 치료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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