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 재·보궐선거 사전투표가 시작된 2일, 더불어민주당은 지지층을 투표장으로 이끌어내기 위해 사활을 걸었다. 여권에 우호적이지만 투표 의향이 크지 않은 이른바 '샤이 진보'를 결집시켜 반전을 노리겠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이날 투표 독려에는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까지 발벗고 나섰다.
민주당은 이날 오후 공식 유튜브 채널에서 추 전 장관을 포함한 전직 지도부를 출연시켜 '사전투표 독려 생방송'을 약 3시간 동안 진행했다. 유튜브를 시청하는 당 지지자들을 다독여 사전투표에 한 표라도 더 끌어모으기 위해서다. 방송에 출연한 김태년 민주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혼자만 투표하면 안 되고 가족, 친구, 친인척도 함께 좋은 후보 뽑자고 권유해서 사전투표 해달라"고 말했다.
이어 등장한 추 전 장관은 '적폐'나 '검찰개혁' 등 여권 지지층이 호응할 만한 키워드를 써 가며 여권 후보 지지를 호소했다. 추 전 장관은 "여건이 쉽지 않다. 70년 적폐는 특권, 언론과 검찰 권력을 쥐고 있다"며 "심호흡하고 지친 동지들을 일으키자고 하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의 도덕성에 대한 공세도 이어갔다. 당내 서울시장 경선에 나섰던 우상호 민주당 의원은 선글라스를 쓰고 출연했다. 오 후보가 '셀프 수용' 의혹이 있는 처가의 내곡동 땅에 2005년 선글라스를 쓰고, 토지 측량을 위해 방문했다는 의혹을 부각하기 위해서다. 우 의원은 "선글라스 쓰고 땅 측량 한 번 보면 기억이 겸손해진다고 해서 써 봤다"고 말했다. 오 후보가 지난달 29일 내곡동 땅 의혹을 부인하며 "기억 앞에서는 겸손해야 된다"고 한 발언을 빗댄 것이다.
이들은 사전투표율을 높이기 위해 이색 '공약'도 내걸었다. 김 대표 대행은 지난해 21대 총선보다 사전투표율이 높으면 '먹방'을 진행하겠다고 했다. 추 전 장관은 "사전투표율이 30%를 넘으면 제주도 올레길을 저와 함께 데이트할 시간을 드리겠다"고 약속했다.
민주당의 이런 행보엔 '높은 사전투표율은 여권에 호재'라는 판단이 깔려 있다. 실제로 입소스가 중앙일보 의뢰로 지난달 30, 31일 만 18세 이상 서울의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에서 "사전투표 의향이 있다"는 유권자 중 박 후보 지지(53.5%)가 오 후보 지지(38%)보다 높게 나왔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이날 한국일보와 통화에서 "지난 총선과 마찬가지로 이번 선거에서도 사전투표율이 높으면 민주당에 유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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