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는 2030년까지 133조 원 투자
세계 최대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업체 TSMC가 향후 3년간 총 1,000억 달러(약 113조2,200억 원)에 이르는 천문학적인 투자 계획을 밝혔다. 코로나19에 따른 비대면 수요 확산과 최근 전 산업군에서 빚어지는 반도체 부족 사태를 감안한 행보로 보인다. 세계 반도체 시장의 패권도 거머쥐겠다는 복안이기도 하다.
1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TSMC는 이날 성명을 내고 "반도체 생산 능력 확대에 주력하고 공정 기술 선도를 위해 1,000억 달러를 추가로 투자한다"고 밝혔다. 앞서 TSMC는 올해 초 연내 280억 달러(약 31조7,000억 원)를 반도체에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공장 100% 돌려도 반도체 부족"
TSMC의 대대적인 투자계획 발표는 최근 심각해진 반도체 공급난으로 파생된 고객 이탈까지 염두에 둔 포석이다. TSMC는 최근 고객사에 보낸 서한에서 "지난 12개월간 모든 공장의 가동률이 100%를 상회했지만 여전히 수요를 맞추지 못하는 상태"라고 전했다. TSMC의 주요 고객은 애플, 퀄컴, 엔비디아, AMD 등 세계 유력 정보기술(IT) 기업이다.
현재 반도체 품귀 현상에 따른 생산 차질은 차량용 반도체를 시작으로 통신, 스마트폰 부품까지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하지만 10나노미터(10억 분의 1미터) 이하 첨단 반도체를 생산할 수 있는 기업은 전 세계에 TSMC와 삼성전자뿐이다.
게다가 아마존, 페이스북 등 기존 범용 반도체를 써왔던 인터넷 기업까지 자체 칩 생산에 나서면서 파운드리 수요는 더욱 커지고 있다. 이들은 자사 서비스에 최적인 반도체를 직접 설계한 뒤 TSMC와 같은 파운드리 업체에 생산을 맡길 계획도 세우고 있다.
인텔, 삼성전자 추격 뿌리친다는 계획
이 와중에 미국의 종합반도체기업(IDM)인 인텔은 최근 200억 달러(약 22조6,400억 원)를 투자해 미국 애리조나주에 두 개의 새 공장을 건설해 파운드리 시장에 진출하겠다고 선언했다. 삼성전자 역시 미국 오스틴 등지에 추가 파운드리 공장을 설립하는 등 2030년까지 133조 원을 시스템반도체 육성에 투입한다는 계획을 추진 중이다. TSMC의 이번 투자 계획 발표도 경쟁사의 이런 움직임을 염두에 둔 조치란 게 업계 안팎의 시각이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TSMC는 파운드리만 수십 년째 하는 전문회사로 삼성전자나 인텔보다 확실히 앞서 있는 기업"이라며 "커지는 파운드리 시장에서 완벽한 1위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계획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통계조사기관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에서 TSMC(56%)와 삼성전자(18%)가 각각 1, 2위를 기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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