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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오지 않은 HAAH '투자의향서'… 쌍용차 미래 더 답답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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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오지 않은 HAAH '투자의향서'… 쌍용차 미래 더 답답해졌다

입력
2021.04.01 21:00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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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평택시 쌍용자동차 평택공장 정문. 연합뉴스

경기 평택시 쌍용자동차 평택공장 정문. 연합뉴스

벼랑 끝에 내몰린 쌍용자동차의 앞길이 갈수록 불투명해지고 있다. 유력한 투자자인 미국의 HAAH오토모티브가 회생절차개시보류(ARS프로그램) 연장 기한까지 투자의향서(LOI)를 보내지 않았기 때문이다. 법원이 당장 회생절차를 개시할 가능성은 낮지만, 신규 투자 유치가 불발될 경우 법정관리행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1일 쌍용차와 업계에 따르면 HAAH 측은 구체적인 인수 및 운영 방안을 담은 LOI를 쌍용차에 제출하지 않았다. 쌍용차는 당초 이날 오전 중으로 LOI를 받으면, 회생계획안을 채권자들과 공유해 '사전회생계획(P플랜)'을 신청할 계획이었다.

쌍용차는 지난해 12월 21일 서울회생법원에 기업회생과 ARS프로그램을 동시에 신청했다. 이에 따라 법원은 쌍용차의 회생 절차 개시 결정을 올 2월 28일까지 보류했다. 이후 쌍용차와 HAAH 측과 투자 협상이 진행되는 상황을 고려해 회생 절차 개시를 한 차례 더 연기했다. 동시에 채권 등에 대한 보전명령 기한(3월 31일)까지 HAAH의 LOI 제출을 요구했다. 다만 법원은 기한이 지나더라도, 이해관계자 간 협의 과정에 따라 회생 절차 개시 판단을 내린다는 방침이다.

인수합병(M&A) 업계에선 HAAH가 투자자 설득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이날 LOI를 제출하지 못한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HAAH는 캐다나쪽 전략적투자자(SI), 중동 쪽 금융투자자(FI)와 컨소시엄을 맺고 쌍용차 인수를 추진 중이다. 이들은 인수 시 납입해야 하는 3,700억 원 규모의 공익채권을 부담스러워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쌍용차의 회생계획안에 담긴 미래 사업 계획의 실현 가능성에 대해서도 높은 신뢰를 보내지 않았다고 알려졌다. 그럼에도 HAAH 측은 쌍용차 인수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다.

HAAH 측의 투자 결정이 지연되면서 쌍용차의 사전회생계획(P플랜)도 사실상 안갯속에 빠졌다. P플랜엔 대주주인 인도 마힌드라가 지분율을 기존 75%에서 25%로 낮추고, HAAH가 2억5,000만 달러(약 2,8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대주주(51%)가 되는 방안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는 HAAH가 투자결정을 철회할 경우 쌍용차의 법정관리에 들어갈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일각에선 HAAH와 투자자들이 쌍용차가 법정관리에 들어간 이후 다른 조건으로 인수할 가능성도 언급되고 있다. 쌍용차는 지난해 말 기준 자본잠식률이 111.8%, 자본 총계는 -881억 원으로 '완전 자본 잠식 상태'다. 현재 물품대금과 월급 등은 공익채권 형태로 빌려서 지급하고 있다. 공익채권은 법정관리로 가도 탕감되지 않는다.

게다가 쌍용차는 지난해 감사보고서에서 감사인 삼정회계법인으로부터 의견거절을 받아 상장폐지 관련 절차에 들어간 상태다. 한국거래소는 4월 13일까지 이의 신청 기간을 가진 후 쌍용차 상장폐지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쌍용차는 자본잠식 상태를 해소하기 위해 경기 평택시 동삭로 455-12 외 165개 필지에 대한 자산재평가를 실시키로 했다. 해당 토지의 장부가액은 4,025억8,014만 원이다. 쌍용차는 이들 토지를 시세에 맞게 재평가해 자산·자본 증대효과를 통한 재무구조 개선에 나설 방침이다.

쌍용차 관계자는 "자본잠식으로 상장폐지 위기가 발생한 만큼 자산 재평가를 통해 재무구조를 개선하는 것이 여러 차원에서 유리할 것"이라며 "HAAH 측의 투자 의지가 아직까지 강하기 때문에 투자자 설득에 성공할 것을 기다리고, 최종 불발될 경우 다른 투자자도 물색할 것"이라고 밝혔다.

류종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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