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지게 한 후 3년간 보일러실에 방치하기도
법원 "살인의도 있었다...1심 형량 부당하다"
수원고등법원 수원지방법원 전경. 임명수 기자
생후 1개월 된 딸에게 수면유도제를 먹여 숨지게 한 후 3년간 시신을 방치한 40대 미혼모가 항소심에서 원심보다 높은 징역 6년을 선고 받았다.
수원고법 형사2부(김경란 부장판사)는 31일 살인 및 사체유기 혐의로 기소된 A(44)씨에게 징역 6년을 선고했다. A씨는 1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 받았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출산 사실을 알리지 않은 점, 입양을 알아봤으나 친부의 동의를 받기 어려웠던 사정이 있다”며 “또 피해자에게 투약한 약물로 인해 사망이라는 결과를 예상할 수 있었던 점 등을 살펴보면 살해의 고의가 없었다는 주장은 인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피고인의 보호 아래 있어야 할 피해자가 피고인으로 인해 사망했다”며 “피해자의 사망 이후에도 상당 기간 피해자를 정상적이지 않은 방법으로 보관한 점을 비춰보면 원심의 형이 부당하다고 판단된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A씨는 2017년 5월 초 태어난 지 한 달 된 딸 B양의 분유에 수면유도제를 넣어 살해한 후 시신을 신문지와 비닐 등으로 싸 집 안 보일러실에 방치한 혐의로 기소됐다.
출생신고가 된 B양의 영유아 진료기록은 물론 양육 보조금 지급 이력이 없는 것을 이상히 여긴 관할 구청이 경찰에 수사 의뢰하면서 이번 사건이 세상에 알려졌다. 경찰은 지난해 8월 A씨를 구속했다.
임명수 기자 sol@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