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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만여건 심의 대기 중' 방심위, 정치권에 "위원 위촉 서둘러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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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만여건 심의 대기 중' 방심위, 정치권에 "위원 위촉 서둘러달라"

입력
2021.03.31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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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통신의 내용을 규제하는 독립민간기구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 구성이 두 달 넘게 지체되면서 수만 건의 심의 안건이 쌓여가고 있다. 대책 없이 인선을 미루고 있는 정치권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는 상황이다.

민경중 방심위 사무처장은 31일 화상간담회를 열고 "방심위원 위촉 지연으로 인한 심의 공백이 석 달 이상 지속되면 매우 심각한 상황이 초래될 수 있다"며 "정치권에서 조속히 위원 위촉을 서둘러 달라"고 밝혔다. 지난 1월 29일 4기 방심위원의 임기가 끝난 이후 5기 구성이 지연되면서 현재 방송·통신의 내용 심의는 중단된 상태다.

방심위에 따르면 지난 29일 기준으로 접수된 방송 민원은 6,819건. 대기 중인 통신 심의 건수만 6만9,809건(디지털성범죄 게시물 제외)에 이른다. 사회 혼란을 야기해 수사기관 등에서 차단을 요청한 코로나19 백신 관련 허위조작정보 136건과 확산이 매우 빨라 신속한 차단을 요하는 디지털성범죄 게시물의 경우 3,333건이 심의를 기다리고 있다.

최근 쇄도하고 있는 TV 드라마 속 역사왜곡과 폭력적 장면에 대한 민원 역시 잠자고 있다. 지난 29일 기준 SBS '조선구마사'와 '펜트하우스2'에 대해 제기된 민원은 각각 5,149건, 533건이다. 하지만 심의가 제때 이뤄지지 않으면서 제재 실효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게 됐다. 각종 논란의 중심에 선 '펜트하우스2'는 종영까지 단 2회만을 남겨두고 있다. 방영 2회 만에 폐지된 '조선구마사'의 경우 폐지 여부와 상관없이 심의가 이뤄진다.

방심위는 민 사무총장 명의로 지난달 국회의장과 국회 과학기술방송통신위원장, 여야 간사에게 위원 선임을 촉구하는 편지를 보냈으나 답변을 받지 못했다. 방심위원은 대통령과 국회의장, 국회 과방위가 3명씩 추천하는데 이번에도 인사 추천을 미루면서 위원회 구성이 기약없이 늦어지고 있다. 2017년에도 7개월 만에 4기 방심위 구성이 이뤄졌다.

민 사무총장은 "현재 사무처는 접수된 민원에 대해 내용을 확인하고, 심의 규정 조항 등을 검토하면서 5기 위원회 구성 즉시 해당 안건을 신속히 상정해 처리할 수 있게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며 "다음 위원회가 구성될 때까지 전임 위원의 임기를 자동으로 연장하는 내용의 법률 개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권영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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