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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행 민낯 드러난 호주 국회…여성 10%만 "안전한 직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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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행 민낯 드러난 호주 국회…여성 10%만 "안전한 직장"

입력
2021.03.31 14:50
수정
2021.03.31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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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여성 64% "국회 근무 안전하지 않아"
지난달 성폭행 파문 후 2차가해 등 만연
총리 "여성 담당 장관 신설" 뒤늦은 수습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가 31일 정치권 성추문 사태와 관련, 입장을 밝히고 있다. 캔버라=AP 연합뉴스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가 31일 정치권 성추문 사태와 관련, 입장을 밝히고 있다. 캔버라=AP 연합뉴스

최근 불거진 잇단 성폭행 스캔들로 민주주의 국가 호주의 불평등한 성(性)문화가 여실히 드러났다. 일반 국민들도 정치권의 미흡한 양성평등 의식을 심각하게 여기고 있었다. 10명 중 고작 한 명만 ‘국회가 여성에게 일하기 좋은 공간’이라고 생각했다.

30일(현지시간) 호주 여성단체 ‘플랜 오스트레일리아’가 발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18~25세 호주 여성 64%는 ‘국회의 직장문화가 여성에게 안전하지 않다’고 답했다. 직업으로서 국회를 선호하느냐는 질문에는 10%만 동의했다. 또 응답자의 75%는 성적 괴롭힘을 안전하게 신고하는 장치 마련과 독립적 조사기관 필요성 등 국회의 제도적 개선을 촉구했다.

현재 호주 정계는 지난달 공개된 여러 성폭행 파문 여파가 가라앉지 않고 있다. 16세 여성을 성폭행한 혐의를 받는 크리스천 포터 법무장관은 여전히 결백을 주장하고 있다. 린다 레이놀즈 국방장관은 성폭행 피해를 폭로한 보좌관을 “거짓말쟁이 암소”라고 조롱하는 등 2차 가해까지 했다. “그렇게 심각한 일인지 몰랐다”는 스콧 모리슨 총리의 안일한 해명도 여론의 분노에 기름을 끼얹었다. 급기야 이달 초에는 여성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감염을 무릅쓰고 거리로 쏟아져 규탄 시위를 하기도 했다.

정부도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지난주 모리슨 총리의 국정수행 지지율은 55%를 기록, 2주 전(62%)보다 7%포인트 하락했다. 올 들어 가장 낮은 수치다. 사태를 방관하던 모리슨 총리는 29일 성추문에 연루된 두 장관을 전격 해임했고, 여성문제 담당 장관을 신설하겠다고 밝혔다. 수잔 레지나 플랜 오스트레일리아 대표는 “총리와 의회가 어린 여성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국회 문화를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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