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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찾는 정의용, 바이든 정부 첫 회담서 왕이와 무엇을 다룰까

입력
2021.03.31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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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3일 바이든 정부 첫 한중 외교장관회담
내년 한중 수교 30주년 맞아 관계 업그레이드
北 탄도미사일 도발 미지근한 中 역할론 강조
美ㆍ러와 연달아 조율 끝내고 中과 접점 찾기

정의용 외교부 장관이 18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열린 한미 외교국방장관회의에서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에게 자리를 안내하고 있다. 뉴스1

정의용 외교부 장관이 18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열린 한미 외교국방장관회의에서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에게 자리를 안내하고 있다. 뉴스1


정의용 외교부장관이 내달 3일 중국 푸젠성 샤먼에서 왕이(王毅)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과 회담을 갖는다. 미국 바이든 정부 출범 이후 첫 한중 외교장관회담이다. 한국 외교장관이 취임 후 첫 해외일정으로 미국이 아닌 중국을 택한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한중 양자관계와 한반도 정세 모두 녹록지 않은 과제가 산적해 있다. 북한의 탄도미사일 도발과 미중 갈등 고조로 한국의 입지가 좁아지는 상황에서 어떤 성과를 거둘지 주목된다.

내년 한중 수교 30주년, 관계 업그레이드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월 26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전화 통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월 26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전화 통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중 양국이 직면한 가장 큰 현안은 관계 정상화다. 올해를 한중 문화교류의 해로 선포했고, 이를 발판으로 붐을 조성해 내년 양국 수교 30주년을 계기로 현재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를 한 단계 높일 참이다. 지난해 11월 왕 부장 방한, 올해 1월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주석 간 전화통화에서 양국이 모두 최우선 순위로 강조한 내용이다.

하지만 당초 지난해를 목표로 추진하던 시 주석 방한이 계속 미뤄지는 것에서 보듯 한중 관계는 속 시원히 물꼬를 트지 못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인적 교류가 사실상 단절된 사이 김치, 한복 등 원조논쟁을 둘러싼 양국 간 감정의 골은 깊어지고 있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배치를 둘러싼 앙금도 여전하다. 미세먼지, 황사 등 환경분야도 매년 문제가 불거져 답답하긴 마찬가지다. 싱하이밍(邢海明) 주한중국대사는 26일 최종문 외교부 2차관을 만난 자리에서 “한중 양국 무역액이 지난해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플러스 성장을 달성했다”면서 “교류와 협력을 확대하고 소통을 강화해 양국 국민에게 더 큰 이익을 가져다 주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北 도발에 中 여전히 미지근

리룡남(왼쪽) 신임 중국 주재 북한대사가 지난 18일 훙레이 중국 외교부 의전사 사장에게 신임장 사본을 제출하고 있다. 중국 외교부 홈페이지

리룡남(왼쪽) 신임 중국 주재 북한대사가 지난 18일 훙레이 중국 외교부 의전사 사장에게 신임장 사본을 제출하고 있다. 중국 외교부 홈페이지


북한의 탄도미사일 도발로 다시 위기가 고조된 한반도 정세도 이번 회담에서 중요하게 논의할 주제다. 중국 외교부는 미국과의 고위급회담 전날인 지난 18일 리룡남 신임 주중북한대사의 신임장 제출 소식을 전하며 북한과의 혈맹을 과시했다. 또 이르면 내달 중순 코로나19로 중단된 북중 간 교역이 재개될 것(일본 아사히)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바이든 정부도 이 같은 중국의 영향력을 절감하는 터라 대북 문제에 있어 ‘유엔을 통한 해결’을 강조하며 ‘중국 역할론’을 상당부분 인정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의 반응은 여전히 미지근하다. 화춘잉(華春瑩) 외교부 대변인은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다음 날인 지난 25일 브리핑에서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고 대화와 협상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게 유관 각국 공동의 이익과 국제사회 보편적 기대에 부합한다”며 “중국은 한반도 문제의 정치적 해결을 추진하길 바란다”고 기존 입장을 되풀이하는데 그쳤다. 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에 동참하고는 있지만 북한을 더 옥죄려 한다면 결단코 반대한다는 것이다.

美ㆍ러와 조율 끝내고 中과 접점 찾기

정의용 외교부 장관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25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한-러 외교장관회담 작휴 공동기자회견을 마친 뒤 인사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정의용 외교부 장관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25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한-러 외교장관회담 작휴 공동기자회견을 마친 뒤 인사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정 장관의 중국 방문은 무엇보다 한반도 주변 강국과 외교의 마지막 접점을 찾는다는 의미가 크다. 18일 한미 외교ㆍ국방장관(2+2)회의, 25일 한러 외교장관회담을 통해 미국, 러시아와는 조율을 끝냈다. 중국이 남은 마지막 퍼즐인 셈이다. 외교 소식통은 “최근의 국제정세 속에서 한반도와 지역 현안 관련 깊이 있는 논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관건은 중국을 봉쇄하려는 미국과, 한국을 제 편으로 끌어들이려는 중국 사이에서 얼마나 유연하게 대처하느냐다. 미국은 일본ㆍ인도ㆍ호주와의 안보협의체 쿼드(Quad)에 한국을 포함해 덩치를 키우려는 한편, 중국과 일촉즉발의 긴장감이 감도는 남중국해에서 일본ㆍ영국ㆍ프랑스 등과 군사훈련에 나설 계획이다. 미국의 대중 압박이 거세질수록 한국의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다.

한중 양국 외교장관 회담은 지난해 11월 왕 부장 방한 이후 4개월 만이다. 한국 외교장관이 양자회담을 위해 중국을 찾는 건 2017년 11월 이후 3년 4개월 만이다. 중국은 코로나19 방역 차원에서 중국을 방문하는 외국의 대표단을 수도 베이징이 아닌 지방도시에서 만나 회담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22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과 왕 부장의 회담도 광시좡족자치구 구이린에서 열렸다.

베이징= 김광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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