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이번엔 "삼계탕도 中요리"…문화 왜곡 왜 계속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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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이번엔 "삼계탕도 中요리"…문화 왜곡 왜 계속할까

입력
2021.03.30 17:00
수정
2021.03.30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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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두 "오랜 中국물요리 삼계탕, 한국에 전해져"
서경덕 교수, 바이두에 항의 메일 보내 수정 요구
조법종 교수 "中 문화 콤플렉스와 자국 우월주의 탓"

중국 최대 포털사이트 바이두의 백과사전이 김치에 이어 삼계탕도 중국에서 한국으로 전래했다고 기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합뉴스

김치와 한복을 자국의 전통이라고 왜곡한 중국이 이번에는 삼계탕을 건드렸다. 중국의 포털사이트에 중국의 오래된 국물요리인 삼계탕이 한국에 뿌리내리게 됐다고 표현했다.

중국의 한 웹 소설에 삼계탕을 당나라 시절부터 먹었다고 묘사한 데 이어 이번 일까지 알려지면서 중국이 문화 왜곡의 다음 목표로 삼계탕을 삼은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거센 비판에도 문화를 왜곡하는 배경에 대해 동북공정을 완성하려는 조치라고 분석한다. 다른 민족의 관습과 문화까지 중국의 것이라고 해야 역사 왜곡을 완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 최대 포털사이트 바이두(百度) 백과사전의 삼계탕 항목을 보면 '고려인삼과 영계, 찹쌀을 넣은 중국의 오랜 광둥(廣東)식 국물 요리로, 한국에 전해져 한국을 대표하는 궁중 요리의 하나가 됐다'고 나온다. 그러면서 한국인들이 복날 삼계탕을 보양식으로 즐긴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바이두는 삼계탕이 유래된 중국 지방에 대한 설명이나 문헌 기록 등 근거는 제시하지 않았다.

서경덕 "중국은 삼계탕에 대한 HS코드 없어"

21일 서울 한 대형 마트에 다양한 종류의 국내산 김치가 진열돼 있다. 중국에서 알몸으로 배추를 절이는 영상이 공개돼 김치가 수난을 겪고 있다. 뉴스1

한국 문화 홍보 전문가인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30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바이두에 항의 메일을 보냈다고 밝혔다.

그는 "중국 바이두 백과사전이 김치에 이어 삼계탕도 왜곡한 사실이 밝혀져 큰 논란이 되고 있다"며 "항의 메일에서 '중국은 삼계탕에 대한 국제적 상품분류체계인 HS코드조차 없다'고 알려줬다"고 말했다.

서 교수는 이어 "'HS코드'는 수출 시 관세율과 원산지를 결정하는 기준이 된다"며 "한국은 '삼계탕(Samge-tang)'에 '1602.32.1010'이라는 HS코드를 붙여 관리한다고 (바이두에) 설명해 줬다"고 강조했다.

서 교수는 "(바이두는) 정확한 정보를 중국 누리꾼에게 알려주길 바란다"며 "(김치에 이어) 윤동주 시인의 국적을 중국, 민족을 조선족이라고 표기하는 바이두에 지속적으로 항의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중국이 삼계탕을 자국의 요리라고 표현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중국의 웹 소설로, 당나라 시대를 배경으로 한 잠중록에는 삼계탕을 먹는 장면이 나온다. 국내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에선 이 부분을 문제 삼으며 '중국이 삼계탕을 자국 음식으로 표현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잇따라 나온다.

잠중록은 올 하반기 tvN에 드라마로 방영될 예정이다.

조법종 "中우월주의 배운 젊은 중국인, 왜곡에 앞장서"

지난해 10월 13일 김도형(왼쪽) 동북아역사문화재단 이사장이 국회 본관 교육위원회의실에서 열린 국가평생교육진흥원 등 2020 국정감사에 출석, 중국 역사교과서 왜곡 관련 질의를 듣고 있다. 오대근 기자

중국이 문화 왜곡의 범위를 확대해 나가는 이유는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중국이 그치지 않고 문화를 왜곡하는 이유에 대해 문화적 열등감에서 비롯됐다고 분석한다.

조법종 우석대 역사교육과 교수는 이날 YTN라디오 슬기로운 라디오생활에 출연해 "중국이 자신들이 부족한 부분에 대한 콤플렉스와 함께 역설적으로 중국의 자국 우월주의가 발현된 것"이라며 "중화문명을 전 세계에 전파하는 과정에서 왜곡된 우월주의를 표출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 교수는 중국의 문화 왜곡이 동북공정을 완성하려는 조치라고 분석했다. 중국은 조선족을 비롯한 다양한 민족의 역사를 자국의 역사라고 왜곡하고 있다. 이들의 문화와 관례가 중국의 것이라고 해야만 동북공정을 뒷받침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중국은 19세기 서구열강에 침략을 당한 역사가 있는데, 1990년대 이후 개혁개방으로 경제 성장을 이뤘고 군사적으로도 회복했다"며 "중국이 마지막으로 취한 게 역사공정을 통해 중국 내 소수민족의 모든 역사를 자기네 역사로 하는 것이다. 대표적인 게 동북공정"이라고 말했다.

조 교수는 "고구려사를 비롯한 한국의 상당수 역사가 중국의 역사고, 티베트, 신장 위구르, 북방 몽골 모두 자기네 역사가 돼야 하니 그들의 문화도 자신들의 문화로 만들어야 한다"며 "그들 삶의 일상까지도 자기네 문화에 포섭할 수밖에 없다는 논리가 만들어진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 교수는 중국의 젊은 누리꾼들이 문화·역사 왜곡에 자발적으로 나서고 있어 심각한 문제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전 중국의 역사공정은 국가기관, 지방 연구기관 등이 추진했는데 최근에는 중국 우월주의 교육을 받은 젊은 중국 네티즌이 자발적으로 참여한다"며 "왜곡되거나 편향된 교육을 받고 거기에 빠져 있고 상당수가 애국주의에 충실해 경도된 표현을 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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