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종차별 반대 시위 연대 계획 발표 9개월 만에 출시
2005년 출시했다 관심 부족으로 생단 중단하기도
미국 내 인종차별 갈등이 계속되는 가운데 미 제약사 존슨앤드존슨이 다양한 인종의 피부색에 맞춘 일회용 반창고를 출시했다. 소비자들은 기존 연분홍빛(soft-pink)에서 유색 인종을 고려한 갈색 톤으로 색상을 다변화한 이 제품에 대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대체로 호평을 내놓았다.
미국 CBS방송은 29일(현지시간) "존슨앤드존슨이 다양한 피부색의 아름다움을 포용하기 위해 갈색과 검은 피부를 위한 반창고 '아워톤'을 이달 초 공개했다"고 전했다.
회사 측은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 사망을 계기로 촉발된 '흑인 생명도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s·BLM) 시위가 한창이던 지난해 6월 "인종 차별·폭력·불의에 맞서기 위해 흑인 동료 및 흑인 공동체와 연대하겠다"며 다인종을 위한 반창고 제품 출시 계획을 밝혔다.
그간 연분홍빛을 기본 색상으로 한 일회용 반창고 제품은 유색 인종 사이에서 오랫동안 논란이 돼 왔다.
2019년에는 한 흑인 인권 운동가가 자신의 트위터에 갈색 반창고를 붙인 손 사진과 함께 "45년을 살아 왔지만 내 피부와 같은 색의 반창고를 쓰는 게 어떤 기분인지 난생처음 알게 됐다"며 일상에 숨겨진 인종차별에 대한 글을 올려 큰 반향을 일으키기도 했다. '트루 컬러', '브라운디지' 등 갈색 피부를 위한 일회용 반창고 제품이 나와 있기는 하지만 모두 흑인이 소유한 기업 제품이다.
존슨앤드존슨은 1950년대에 투명한 반창고를, 2005년엔 여러 피부색에 맞는 반창고를 내놓았지만 이들 제품은 대중의 관심을 받지 못하고 생산을 중단한 적이 있다. 하지만 지난해 인종차별 반대 시위 확산 이후 미국 사회의 인종차별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유색 인종을 위한 반창고를 재출시한 것이다.
존슨앤드존슨의 다인종 반창고 출시 소식에 대한 소비자 반응은 엇갈렸지만 우호적인 반응이 비교적 많았다.
미 마이애미 밀러의대에 재학 중인 린다 오예시쿠는 "존슨앤드존슨이 1920년대 밝은 피부에만 어울리는 연분홍빛 반창고를 내놓으면서 밝은 피부가 어두운 피부보다 '정상적'이라는 메시지를 발신해 왔다"며 "갈색 반창고 출시는 다양한 피부톤이 '자연스럽고 정상적'이라는 것을 눈에 띄게 상기시켜 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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