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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서 52년만에 아카데미 중계 무산…중국 심기 건드린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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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서 52년만에 아카데미 중계 무산…중국 심기 건드린 탓?

입력
2021.03.29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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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아카데미 중계 무산..1969년 이후 52년만
후보작에 중국 정부 심기 건드리는 작품 포함된 탓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 감독상 후보에 오른 클로에 자오 노매드랜드(Nomadland) 감독이 15일 프랑스 도빌의 아메리칸 필름 페스티벌에 참석하고 있다. 도빌=EPA 연합뉴스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 감독상 후보에 오른 클로에 자오 노매드랜드(Nomadland) 감독이 15일 프랑스 도빌의 아메리칸 필름 페스티벌에 참석하고 있다. 도빌=EPA 연합뉴스

52년만에 홍콩에서 아카데미 시상식을 볼 수 없게 됐다. 중국의 심기를 건드리는 작품이 후보에 올랐기 때문이다.

29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홍콩 TVB방송은 다음달 열리는 아카데미 시상식을 중계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TVB방송은 1969년부터 홍콩에서 아카데미 시상식을 중계해왔다. 대신 중계에 나서는 다른 방송사도 없다. TVB 방송은 “상업적인 이유로 중계를 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 중계권을 가지고 있지 않아서일 뿐, 다른 이유는 없다고도 덧붙였다.

방송의 설명과는 달리, 대부분의 외신은 중국 당국의 압박으로 중계가 무산됐다고 분석했다. 아카데미 시상식 후보작에 홍콩 민주화 시위를 다룬 다큐멘터리와 중국 비판 발언을 한 감독의 작품이 포함됐기 때문이다. 17일 블룸버그통신이 "중국 공산당 선전부가 중국 내 모든 매체에 아카데미 시상식을 중계해서는 안 된다는 지침을 내렸다"고 보도했는데, 홍콩도 지침의 영향 아래서 자유롭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단편 다큐멘터리 부문 후보에 오른 노르웨이 출신 앤더스 해머 감독의 '두 낫 스플릿(Do Not Split)’은 중국 정부의 심기를 건드리기 충분하다. 홍콩 민주화 시위를 다룬 35분짜리 다큐멘터리이기 때문이다. 2019년 송환법 반대 시위부터 지난해 6월 홍콩 국가보안법 제정까지의 과정을 담았다.

6개 부문의 후보가 된 중국계 미국인 클로이 자오 감독의 영화 '노매드랜드(Nomadland)’에도 중국 정부는 불편한 기색을 내비치고 있다. 노매드랜드는 지난해 베니스영화제 황금사자상을 비롯해 전 세계에서 194개의 상을 휩쓸었다. 중국 내부에서도 긍정적인 반응이 잇따랐지만 자오 감독의 과거 발언이 알려진 뒤 여론은 급변했다. 2013년 중국을 “거짓말이 도처에 널려있는 곳”이라고 표현한 것이 문제였다. 홍콩 일간지 더 스탠다는 “자오 감독의 과거 발언이 알려진 직후 노매드랜드 관련 해시태그가 사라졌다”고 보도했다.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은 4월 25일 열린다. 영화 '미나리'가 작품상, 감독상 등 6개 부문 후보에 올라 한국에서도 주목을 받고 있다.

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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