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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화지에 그리는 그림 교육 넘어…VR 드로잉 수업 받는 청소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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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화지에 그리는 그림 교육 넘어…VR 드로잉 수업 받는 청소년들

입력
2021.03.29 17:01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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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본격 운영하는 서울예술교육센터
5, 6층 10대 청소년 특화 예술교육공간?
1층엔 일반 시민 위한 감정 서가 오픈

청소년을 위한 미디어 특화 예술교육공간 서울예술교육센터가 4월 본격 운영을 앞두고 지난 26일 VR 드로잉 수업을 진행한 가운데, VR장비를 착용한 청소년이 가상세계에서 그림을 그리고 있다. 채지선 기자

청소년을 위한 미디어 특화 예술교육공간 서울예술교육센터가 4월 본격 운영을 앞두고 지난 26일 VR 드로잉 수업을 진행한 가운데, VR장비를 착용한 청소년이 가상세계에서 그림을 그리고 있다. 채지선 기자


“자, 이렇게 밥 아저씨처럼 ‘쓱쓱쓱’ 그려내면 되는 거예요.”

지난 26일 서울 용산구 용산센트럴파크해링턴스퀘어 센트럴파크타워에 자리한 서울예술교육센터 5층에선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가상현실(VR) 드로잉 수업이 한창이었다. 누가 봐도 어려운 그림을 ‘참 쉽죠?’라는 말과 함께 뚝딱 그려냈던 서양화가 밥 로스의 이야기가 나오자, 웃음이 피어났다. 아이들은 유튜브 영상을 통해 알고 있는 화가 아저씨라며 반가워했다.

언뜻 들으면 일반 미술 수업 같은 현장. 하지만 그 흔한 물감, 붓, 팔레트, 물통은 보이지 않았다. 머리와 양손에 VR장비를 착용한 아이들이 허공에다 동작을 할 뿐이었다. 컴퓨터 화면에는 아이들이 가상세계에서 그려낸 그림이 구현되고 있었다. 아이들은 마치 게임을 하듯 도구를 바꿔가며 자신만의 세계를 그려냈다.

서울 용산구 서울예술교육센터에서 VR 드로잉 수업이 진행된 가운데, 학생들이 VR장비 사용법에 대해 설명을 듣고 있다. 채지선 기자

서울 용산구 서울예술교육센터에서 VR 드로잉 수업이 진행된 가운데, 학생들이 VR장비 사용법에 대해 설명을 듣고 있다. 채지선 기자


“눈이 피로하거나 어지러울 땐 장비를 벗고 쉬어야 해요. 몸 상태를 확인해가며 그리세요.” “안전구역을 설정하고 그 안에서만 움직이세요. 잘못 손을 휘두르면 다칠 수 있어요.” 지도 교사의 당부도 생경했다. 물감이 옷에 묻지 않게, 물통의 물을 쏟지 않게 조심하라는 말이 필요 없는 미술 수업이다.

목공 수업에서 한 학생이 에어팟 거치대를 만들기 위해 설계도를 그리고 있다. 자신에게 필요한 도구를 만드는 이 수업에서 학생들은 침대 위에서 사용할 미니 탁자, 부엌에서 사용할 칼꽂이 등 다양한 도구를 만들고 있다. 채지선 기자

목공 수업에서 한 학생이 에어팟 거치대를 만들기 위해 설계도를 그리고 있다. 자신에게 필요한 도구를 만드는 이 수업에서 학생들은 침대 위에서 사용할 미니 탁자, 부엌에서 사용할 칼꽂이 등 다양한 도구를 만들고 있다. 채지선 기자


같은 시각 6층에서는 목공 수업이 진행됐다. 나무, 철 등을 가지고 자신에게 필요한 도구를 만드는 과정이다. 서울예술교육센터 관계자는 “재단한 재료를 제공하고 정해준 것을 만드는 일반적인 목공 수업과는 차이가 있다”며 “학교 책상에 둘 가림막, 침대 위에서 쓸 미니 탁자 등 만들고자 하는 게 학생들마다 달랐다”고 설명했다. 이날 목공 수업에 참여한 대안학교 민들레 소속 최이은(16) 학생은 “에어팟(블루투스 이어폰) 거치대를 만들 것”이라며 “거치대가 있으면 한 손으로 뚜껑을 열고 이어폰을 꺼낼 수 있다. 침대 옆에 두고 유용하게 쓸 수 있을 것 같다”고 답했다.

작년 11월 개관한 서울예술교육센터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시범 운영을 이어오다 오는 4월부터 본격 운영에 들어간다. VR 드로잉, 도구 창작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선보일 예정이다. 비용은 무료다. 신청은 서울예술교육센터 공식 인스타그램(www.instagram.com/artsforteens)에서 할 수 있다.

청소년을 위한 예술 교육에 특화돼 있지만, 어른들을 위한 공간도 있다. 감정을 카드에 기록해볼 수 있는, 1층 감정서가가 바로 그곳이다. 이곳의 취지는 ‘감정서가 이용안내서’에 잘 나와 있다. “무심코 흘려 보내기 쉬운 매일의 감정을 표현하고 기록하면서 스스로 마음을 들여다보고, 공감하며 소통하는 장소가 되어 가길 바랍니다.”

채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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