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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에즈 운하 닷새째 마비… 사고원인 강풍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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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에즈 운하 닷새째 마비… 사고원인 강풍 아니다?

입력
2021.03.28 10:08
수정
2021.03.28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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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국, 인재·기계결함 가능성 제기
무게 줄이려 9,000톤 평형수 빼내
600여 개 컨테이너 제거도 예정

26일 이집트 수에즈 운하를 가로막은 에버기븐호 앞에서 굴착기가 작업을 하고 있다. 수에즈운하관리청 제공

26일 이집트 수에즈 운하를 가로막은 에버기븐호 앞에서 굴착기가 작업을 하고 있다. 수에즈운하관리청 제공

초대형 컨테이너선 좌초로 이집트 수에즈 운하 마비가 닷새째 이어지는 가운데, 선박을 물에 띄우기 위한 본격적인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당국은 이번 사고의 주요 원인이 바람 때문은 아니며, 인재(人災) 또는 기계적 결함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2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오사마 라비 이집트 수에즈운하관리청(SCA) 청장은 수에즈 시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좌초한 컨테이너선 에버기븐호를 물에 띄우기 위한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이날 SCA측은 총 14대의 예인선을 투입했다. 총 톤수 22만4,000톤에 달하는 배의 무게를 줄이기 위해 9,000톤 가량의 평형수도 뺐다. 전날에는 운하의 제방에 박힌 배의 머리 부분을 빼내는 준설작업을 위해 시간당 2,000㎥의 모래를 옮길 수 있는 특수 흡입식 준설선을 투입하고 2만㎥의 흙을 퍼냈다.

라비 청장은 “다행히 사고 이후 먹통이 됐던 선박의 방향키와 프로펠러가 다시 작동하고 있지만 언제 배를 물에 띄울 수 있을지 예측할 수 없다. 일단 배가 움직이면 쉬지 않고 작업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거센 조수와 바람이 작업에 어려움을 더하고 있다”면서 “지금 시도하는 작업이 실패하면 추가로 배의 무게를 줄여야 하는데, 그런 상황이 벌어지지 않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오사마 라비 수에즈운하청 청장이 27일 수에즈시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수에즈=AFP 연합뉴스

오사마 라비 수에즈운하청 청장이 27일 수에즈시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수에즈=AFP 연합뉴스

사고 선박에서 컨테이너를 내리는 크레인도 28일쯤 도착한다. 구난작업에 투입된 스미트샐비지의 모회사 보스칼리지 최고경영자는 전날 네덜란드TV에 “강력한 예인선이 이번 주말 현장에 도착하는데, 예인선과 준설작업 그리고 높은 조류가 배를 물에 띄우는 데 성공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또 “배가 움직이지 않으면 뱃머리 쪽에 실려 있는 약 600여 개의 컨테이너를 빼내 무게를 더 줄여야 한다”고 설명했다.

사고 원인을 두고는 당초 예상됐던 기상요인이 아닌 인재일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라비 청장은 “강한 바람이 주요 원인은 아니며 기계 또는 사람의 실수가 사고의 원인이 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사고 선박이 운하를 가로막으면서 유발한 엄청난 손실의 책임에 대해서는 “벌금 등 조치는 조사가 끝난 후에 언급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에버그린 측은 “갑자기 불어온 강한 바람으로 선박이 항로를 이탈, 바닥과 충돌해 좌초했기 때문”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중국에서 출발해 네덜란드 로테르담으로 향하던 파나마 선적 컨테이너선 에버기븐호는 지난 23일 오전 수에즈운하 중간에서 좌초했다. 폭 59m, 길이 400m의 초대형 선적 뱃머리가 한쪽 제방에 박혔고, 선미도 반대쪽 제방에 걸쳐진 상태로 배가 멈추면서 폭 280m인 운하가 가로 막혔다. 이 사고로 글로벌 교역의 핵심 통로인 수에즈 운하의 통행이 막히면서 막대한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SCA에 따르면 이번 사고로 수에즈 운하를 이용하지 못한 채 발이 묶인 선박은 총 321척에 달한다.

허경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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