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에즈운하 경색 와중에 교통 악재 겹쳐
컨테이너선 좌초로 수에즈운하가 막힌 이집트에 다시 대형 교통 사고가 발생했다. 이번에는 열차 추돌이다.
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26일(현지시간) 이집트 남부 소하그의 북쪽 타타 지구에서 두 대의 열차가 추돌해 최소 32명이 죽고 66명이 다쳤다고 이집트 보건 당국이 확인했다. 소하그는 수도 카이로에서 남쪽으로 약 460㎞ 떨어진 도시다.
이집트 철도 당국은 지중해 연안 도시 알렉산드리아행 열차 안에서 승객 중 한 명이 비상 제동 장치를 작동시켰고, 갑자기 멈춰 선 열차를 뒤따라오던 열차가 들이받았다고 사고 경위를 설명했다. 사고 충격으로 선행 기차는 뒤집어졌다고 당국은 전했다.
철도 시설이 낡고 미비한 데다 안전 유지 보수 시스템도 열악한 이집트에서는 대형 열차 사고가 드문 일이 아니다. 2002년 남부 카이로에서 승객이 꽉 들어찬 열차에 불이 나 373명이 숨진 사고가 최악의 참사지만, 최근에도 인명 사고가 끊이지 않았다.
2017년 8월 북부 알렉산드리아 지역에서 발생한 대형 열차 사고로 40여명이 사망한 데 이어 2019년 2월에는 카이로의 기차역에서 열차가 방호벽을 들이받는 사고로 화재가 발생해 최소 25명이 숨졌다. 당시 이 사고 책임을 지고 교통장관이 사임했다. 지난해 3월엔 카이로에서 여객 열차 두 대가 충돌해 최소 13명이 다치고 전국적으로 철도 서비스가 잠시 중단되기도 했다.
이날 열차 사고는 23일 좌초한 초대형 컨테이너선이 가로막아 수에즈운하가 경색된 이집트에서 거듭 불거진 교통 악재다. 물류 운송이 나흘째 지연되며 원유ㆍ가스뿐 아니라 커피나 휴지 같은 일반 물품 공급에 차질이 빚어질 조짐이고, 운하 통행 재개 시기가 불투명해지자 일부 화물선과 유조선이 손해를 감수하며 우회 항로를 찾고 있다는 게 외신들 보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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