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나와서야 학창 시절 몰랐던 성차별 알게 돼"
동아제약 사장에게 책 '82년생 김지영' 보내
"여성과 함께하는 기업 되기 바라는 마음"
동아제약이 지난해 채용 면접 과정에서 여성 지원자를 차별한 것과 관련해 23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이를 인정하고 사과했다. 이에 대해 해당 면접자는 "사과 대상을 명확히 하지 않았다"며 "첫 줄 빼곤 전부 다 다시 써야 한다고 생각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해당 문제를 제기했던 20대 여성 A씨는 24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이전에 자신에게 온 문자 메시지 사과와 최호진 동아제약 사장의 유튜브 댓글을 통한 사과 이후 "장족의 발전을 했다"면서도 "대한민국 청년들에게 사과를 전한다고 썼는데 차별을 받아 문제를 제기하고 실질적으로 분노하는 사람들은 여성인데, 여성도 청년의 범위에 속하긴 하지만 그 사과의 대상을 명확하게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채용 시스템과 절차를 재점검하겠다. 채용 이후에도 성평등 관련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지 점검하겠다'는 사과문 내용에 대해서도 "절차의 문제였지 성차별 의도는 아니었다는 뜻을 내포하고 있다"면서 "대책 이행도 중요하지만 성차별을 하지 않기 위해 어떻게 조직문화를 바꿀 것인가에 대한 내용이 포함되지 않아 아쉬움이 든다"고 강조했다.
이날 인터뷰에서 A씨는 최 사장에게 조남주 작가의 소설 '82년생 김지영'을 보낸 사실도 밝혔다.
그는 책을 보낸 이유에 대해 "동아제약 면접을 보던 지난해 11월 16일이 '82년생 김지영'이란 책이 미국 타임 선정 올해의 책 100권에 선정된 날이었다"며 "전 세계가 이렇게 성차별에 대해서 관심을 많이 가지고 있던 그날에 정작 한국의 김지영은 면접에서 성차별을 당하고 눈물을 삼켜야 했다는 것, 그래서 그날 내 감정을 최호진 사장이 기억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책에도 주인공이 면접 과정에서 차별당하는 내용이 나오는 이런 부분을 보면서 여성들과 함께 가는 동아제약이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으로 책을 보냈다"고 덧붙였다.
A씨는 "학문적 능력에 따라 성적으로 평가를 받는 대학에서는 큰 성차별을 느끼지 못했다"면서 "(기업) 면접장에 가서야 능력이 좋고 성적이 좋고 스펙이 좋다고 되는 문제가 아니고 그냥 여자를 싫어한다는 걸 너무 많이 느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동아제약 사건 이전에도 (다른 기업 면접에서) '사내에서 성희롱을 당하면 어떻게 할 거냐', 아니면 이력서를 면접관들이 보더니 '남자들 기 많이 죽이고 다녔겠다'라는 질문을 받은 상태였다"고 덧붙였다.
그는 "말하면 다 아는 괜찮은 회사를 1월부터 다니고 있다"며 근황을 전하고, "면접 과정에서 직무 이외 질문은 전혀 받지 않았고 면접관들도 동아제약과 싸운 일종의 전투력을 높게 사 줬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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