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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8학군 수성구 재개발, 5~6년 뒤에나 숨통 트일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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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8학군 수성구 재개발, 5~6년 뒤에나 숨통 트일 듯

입력
2021.03.24 14:50
수정
2021.03.25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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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개발·재건축 등 수십 곳 동시다발 진행
학교 용지난에 교육부 신설 불허로 수용? 난항
2026년 이후 취학아동, 올해 절반으로 감소

재개발이 추진 중인 대구 수성구 한 주택가. 정광진 기자

재개발이 추진 중인 대구 수성구 한 주택가. 정광진 기자


대구 수성구를 중심으로 동시다발적으로 벌어지는 재건축ㆍ재개발이 초등학교 배정 및 수용 문제로 홍역을 치르고 있다. 일부 지역은 학교 신설은 커녕 증ㆍ개축조차 불가능해 학생수가 크게 줄 것으로 보이는 5, 6년 뒤에나 가능할 것이란 전망이 나와 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범어·만촌·수성동 등 수성구에만 수십 곳

지역 부동산업계 등에 따르면 3월 현재 범어 만촌 황금동을 중심으로 수성구 일대 재건축·재개발이 확정단계인 곳만 20여 곳에 이른다. 추진위원회 이상 단계인 재개발·재건축 지구가 16곳이고, 2곳은 사실상 추진 단계다. 지산시영1단지는 이미 분양까지 마치고 공사가 한창이며, 경남타운 을지맨션 궁전맨션 등도 조합설립 인가를 받았거나 추진 중이다.

여기에다 일부 지역주택조합 방식의 재개발에다 소규모 재건축을 더하면 훨씬 많아진다. 범어2동 대구MBC 부지와 범어3동 일반상업지역에 지역주택조합방식으로 진행 중인 마크써밋 등이 대표적이다. 수성3가, 4가 등에선 동일 지역에 3, 4개의 건설사가 매달린 곳도 있다. 또 이미 철거까지 거의 완료하고 시공사 선정을 앞둔 곳도 있다.

‘묻지마’ 주택사업에 학교 대란

이는 학교 대란으로 비화하고 있다. 범어4동 경동초등학교는 3월 현재 54학급 1,911명으로 학급당 35.4명에 이르는 대구 대표적 과대ㆍ과밀학교다. 2학기가 되면 학급당 40명이 넘기 일쑤다. 교실을 더 지을 공간도 없고 매입할 땅도 없다. 이는 곧 학교 인근 노후 아파트 재건축사업에 영향을 주고 있다. 지난해까지 활발하던 한 재건축단지는 이 때문에 숨 고르기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진다.

범어3동 동천초등학교는 2018년 3월 새 건물을 완공했으나 불과 3년 만에 3개 교실을 더 확보해야 할 정도로 주변지역 초등생 전입이 급증한 곳이다. 3월 현재 53학급에 이르는 데다 경동처럼 교실을 더 지을 땅도 없다. 이에 따라 인근 상업지역에 추진 중인 지역주택사업에도 영향이 불가피해 보인다. 학교 인접 부지를 일부 매입해 그 자리에 교실을 더 짓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땅값이 몇 달 만에 2, 3배 폭등하는 바람에 주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만촌3동 대청초등학교는 개발사업자 부담으로 2023년 3월까지 13개 교실을 더 확보할 계획이지만, 이마저도 크게 부족할 전망이다. 13실에 포함되지 않은 재개발지역 가구수가 800가구가 넘는 데다, 학교 인근 단독주택지역에서 지역주택조합 사업도 추진 중이기 때문이다. 학교용지 추가 매입을 통한 방법이 남았지만 지가 폭등에 따른 사업성 악화를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학교 문제로 인한 사업비 증가는 이곳뿐이 아니다. 범어 2동 대구MBC 부지와 그 일대 사업지역은 교실 증·개축비용은 물론 200억 원가량을 들여 통학로 개설과 기존 주택가 주민들을 위한 주차장 건립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일부 지역은 아예 단지 인근 부지를 매입한 뒤 학교를 지어 기부채납 방안도 검토했지만, 교육청의 거부로 불발했다는 설도 나돈다. 교육부가 학령인구 감소 추세를 이유로 학교 신설은 사실상 불허하기 때문이다. 신설이 가능한 곳은 대규모 택지개발 지구에 5,000가구당 1개교 정도다. 수성구에선 현재 공공주택 3,800여 가구와 법조타운이 들어설 연호지구도 이에 미달한다.

대구 연도별 0세 주민등록 인구12월31일 현재

연도 인구수
2020 1만935(2027년 취학 예정)
2019 1만2,896
2018 1만3,993
2017 1만5,444
2016 1만7,761
2015 1만8,810
2014 1만8,668(2021학년도 취학)
2013 1만8,708
2010 1만9,566(현 6학년)

취학 아동 급감 5, 6년 뒤부터 숨통 예상

이에 따라 대구시교육청과 업계는 일부 지역은 학령인구가 지금보다 더욱 감소할 5, 6년 뒤에나 추진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대구시에 따르면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한 대구지역 2014년생은 1만8668명. 현재 6학년인 2009년생 1만8,567명과 비슷하다.

하지만 이듬해부터 감소 추세는 가팔라진다. 2015년생은 1만8,810명으로 200여명 늘었다가 2016년 1만7,761명, 2017년 1만5,444명, 2018년 1만3,993명, 2019년 1만2,896명, 지난해는 1만935명으로 거의 절반 수준으로 줄게 된다.

지역 부동산업계 한 관계자는 “수성구는 만촌동 한 아파트단지의 가구당 평균 초등생 수가 0.8명으로 대구 최저지역 0.1명의 8배나 될 정도로 교육목적 이주가 많아 학령인구 감소에 비례해 초등생이 줄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호가기준 전용면적 84㎡ 아파트가 17억, 18억 원이나 되는 아파트단지가 나올 정도로 올라도 너무 올랐다는 지적이 많은데, 이 같은 주거비용을 부담하고 이사할 초등생 학부모가 무한정이 아니라는 점을 고려하면 5, 6년 뒤 학교 부족 문제는 자연스레 해소될지 모른다”고 관측했다.

정광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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