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작곡가 겸 감독 구혜선이 서태지의 손을 잡고 또 한 번의 도전에 나섰다.
구혜선은 2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초동 예술의 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자신의 전시회 '서태지의 lyrics 아래로 : 구혜선의 newage' 관련 기자 간담회를 개최했다.
구혜선의 영상 융합 전시회인 '서태지의 lyrics 아래로 : 구혜선의 newage'는 지난 20일부터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제7전시실에서 관객들을 만나고 있다.
이번 전시는 서태지가 작곡한 음악의 가사와 구혜선이 작곡한 피아노 뉴에이지 음악이 융합된 영상들로 꾸며졌다. 구혜선은 서태지의 음악 17곡의 가사를 오마주해 구혜선의 섬세화와 뉴에이지 음악을 융합한 콜라주 형태의 영상 및 그림 작품들을 선보인다.
이날 구혜선은 서태지와 손을 잡고 이번 전시를 기획하게 된 계기에 대해 "음악 전시, 영상 전시를 준비하고 있던 중, 제 음악에 가사가 없다보니 음악들이 너무 제 세계 안에만 갇혀있다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입을 열었다.
이어 "대중이 알만한 가사가 뭘까 고민하던 중 서태지 씨의 음악이 전 국민이 알만한 음악이 아닐까란 생각이 들었다. 또 오래 전부터 제 그림에 서태지 씨의 가사가 융합되면 특이한 색깔이 나오지 않을까 생각을 하기도 했던 터라, 사실 약간은 무턱대고 제안서를 써서 (서태지의) 회사에 제안을 드렸다. 기대를 전혀 안 하고 있던 상황이었는데, 긍정적으로 답변을 주셔서 욕심을 내서 전시를 완성했다"라고 협업 비하인드를 밝혔다.
이와 함께 구혜선은 "서태지 씨가 이번 제안을 승낙해 주지 않으셨다면 이 전시는 없었을 것"이라며 서태지와의 협업에 대한 기쁨을 덧붙였다.
그는 "컬래버 작업은 처음인 것 같은데, 항상 넘버원(일순위)은 서태지였다"라며 "어렸을 때 우상이기도 해서, 사실 차선책을 생각하지 않았다. 승낙을 해주신다면 전시를 하고, 아니면 이 전시는 없을 거란 생각으로 제안을 드렸다. 승낙이 없었다면 전시도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구혜선은 "전시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다양하게 방향을 수정했었다. 하나씩 삭제해 나가는 과정 속에서 서태지 씨에게 컨펌을 받아야 하는 부분들이 있었는데, 제가 너무 변덕을 부리는 것 같아 죄송했다. '과연 이게 실현 가능할까'란 걱정이 있었지만, (서태지가) 제가 하고 싶은대로 다 하게끔 해주신 덕분에 담백한 전시를 완성할 수 있었던 것 같아 만족스럽다"라고 서태지에 대한 감사를 전했다.
구혜선이 이번 전시에서 가사를 오마주한 서태지의 곡은 '죽음의 늪' '로보트' '오렌지' '숲속의 파이터' '너에게' '아침의 눈' '비록' '소격동' '컴백홈' '모아이' '탱크' '필승' '제로' '잃어버린' '인터넷 전쟁' '난 알아요' '시대유감' 등 17개 곡이다.
그는 서태지의 음악 17곡을 선정한 이유에 대해 "저도 서태지 세대이기 때문에 제가 좋아하는 곡을 선택했다"라며 "근래에 만들어진 음악과는 상당히 다른 느낌의 곡이라고 생각한다. 그 때 당시의 시대 정서가 반영돼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서도 지금 들어도 전혀 시대에 뒤떨어지지 않는 느낌이 좋았다. 그래서 곡을 고르게 됐다"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구혜선은 '밤비소리' '나의 연인' '러브포엠0428' '사월' '사라지다' 등 자신의 피아노 뉴에이지 음악 25곡을 함께 선보이며 새로운 형태의 영상 융합 전시를 완성했다.
이번 전시를 통해 구혜선이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다양함에 대한 도전'이었다. 그는 "늘 제 전시에서는 한 가지 감정을 정해드렸던 것 같다"라며 "이번에는 보시는 분들이 전시를 보면서 다양한 감정을 느끼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이미 유명한 곡이지만, 그 가사를 다른 배경음악과 함께 들었을 때 다른 느낌을 드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내가 아는 것과 생소한 것이 만났을 때 만들어지는 생소한 정서를 전달하고 싶었다. 다양한 것들을 시도해보고 싶다는 메시지를 담았다"라고 말했다.
지속적으로 전시 및 다양한 작품 활동을 통해 대중을 만나고 있는 구혜선의 원동력은 무엇일까. 그는 "원동력은 그때 그때 다르다"라며 "힘든 시기가 원동력이 되기도 하지만, 제 스스로 과제를 내주고 그것을 성취하고 싶다는 생각이 원동력이 되기도 한다. 지난 번에는 '다이어트를 했으니 이제 뭘 좀 해볼까'란 생각이 원동력이었다. 저에게는 대중의 부정적인 감정도 원동력이 된다. 힘이 빠지고 서운하기보다는 '다시 하자'라는 마음이 생기는 것 같다"라고 전했다.
한편 구혜선의 전시회 '서태지의 lyrics 아래로 : 구혜선의 newage'는 오는 28일까지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열린다. 전시회 관람료는 무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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