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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61명... 계속되는 멕시코 정치인 피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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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61명... 계속되는 멕시코 정치인 피살

입력
2021.03.23 1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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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지방선거 앞두고 정치인 61명 숨져
마약 카르텔, 입맛 맞지 않으면 즉시 살해

멕시코 국가방위군이 지난달 27일 마약 카르텔 조직원의 소행으로 의심되는 총격 사건이 발생한 할리스코주 토날라 현장을 통제하고 있다. 토날라=EPA 연합뉴스

멕시코 국가방위군이 지난달 27일 마약 카르텔 조직원의 소행으로 의심되는 총격 사건이 발생한 할리스코주 토날라 현장을 통제하고 있다. 토날라=EPA 연합뉴스

멕시코 정치는 언제쯤 ‘마약 조직’의 손아귀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6월 지방선거를 앞둔 멕시코에서 선거철마다 나타나는 정치인 피살이 어김없이 재연되고 있다. 지방 정치를 쥐락펴락하는 마약 카르텔 때문인데, 지금 추세라면 ‘피의 선거’로 기록된 2018년 대선ㆍ의회 선거의 피살자 규모를 추월할 기세다.

22일(현지시간) 멕시코 컨설팅업체 에틸렉트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9월 지방선거 사전선거운동이 시작된 후 6개월 동안 멕시코 전역에서 정치인 61명이 피살됐다. 이 중 18명은 6월 6일 예정된 지방선거 예비후보로 등록한 상태였다. 가장 최근인 20일에는 오악사카주(州)의 한 소도시 시장 후보로 출사표를 던진 이본 가예고스 카레뇨가 총에 맞아 숨진 채 발견됐다.

정치인 피살은 멕시코에서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다. 선거철에 유독 많다. 최악은 1994년 3월 대통령 당선이 유력하던 여당 후보 루이스 도날도 콜로시오가 선거운동 중 피격 사망한 사건이다. 대선을 5개월도 남기지 않은 시점이었다. 2018년 대통령과 상ㆍ하원 의원을 뽑는 선거는 말 그대로 피로 얼룩졌다. 무려 152명이나 살해됐다.

각 지역에 똬리를 튼 마약 카르텔은 범죄 사업을 방해하는 정치인은 가차 없이 죽인다. 특히 지역 행정을 총괄하는 시장의 피살 확률이 높다. 2012년 사망한 마리아 산토스 고로스티에타가 대표적이다. 마약 밀매 핵심 거점인 미초아칸주 티키체오의 시장이었던 고로스티에타는 카르텔의 뇌물을 거절하고 강경 정책을 펴다 조직원에 납치된 후 시신으로 발견됐다.

카르텔과 손을 잡았다고 해서 안전한 것도 아니다. 경쟁 조직의 타깃이 되기 때문이다. 후안 안토니오 아코스타 과나후아토주 하원의원은 마약 카르텔과 결탁했으나 올해 1월 총격을 당해 사망했다. 범인은 경쟁 카르텔 조직원으로 밝혀졌다. 로사 이셀라 로드리게스 멕시코 치안장관은 4일 브리핑에서 “마약 조직들이 정치적 영향력을 키우기 위해 본보기로 정치인을 살해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고 우려했다.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은 국가방위군까지 투입해 후보자 보호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공언했지만, 효과는 미지수다. 일단 2018년 선거보다 더 많은 정치인이 공격받을 가능성이 높다. 숫자가 증명한다. 지금까지 집계된 정치인 상대 공격 시도는 231회인데, 3년 전 같은 기간(166회)과 비교해 39% 폭증했다.

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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