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응시자 "후보자별로 심사곡 수 변경에 오케스트라 연주 멈추기도 해"?
콘서트하우스 측 "곡 수 선정은 심사위원 재량, 응시자가 소통을 못한 탓"
대구시립교향악단의 부지휘자 선발심사장에서 심사위원이 공개적으로 특정 후보와 친분을 표시해 공연이 중단되고, 심사 대상인 지휘곡 수도 응시자마다 달라 부실 심사 논란이 일고 있다.
23일 대구시와 대구시향 등에 따르면 부지휘자 심사는 16일 대구콘서트하우스에서 진행됐다. 이날 응시자 18명은 사전에 지정곡 5곡에 대한 실기시험을 치른다는 공지를 받았고, 대회 당일 1인당 10분간 심사를 받도록 되어 있었다.
심사위원은 외국인 시향 상임지휘자와 외부 심사위원 4명 등 5명이었다. 하지만 상임지휘자가 우리 말을 못하고 영어도 서툴러 응시자들과 소통도 되지 않고 심사도 응시자마다 달랐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시향에 따르면 한 응시자가 무대에 오르자 상임지휘자가 "I know him(나는 그를 안다)"이라고 크게 소리쳤고, 일부 시향 단원들이 연주를 멈추기도 했다. 응시자가 당황하자 코바체프는 "Do something you like"라고 말했고, 응시자는 영어로 지휘자에게 이 말의 정확한 의미를 물으면서 실랑이를 벌였다는 것이다. 그는 당시 5개 지정곡 중 베토벤교향곡 5번을 지휘하라는 주문을 받았다.
이 응시자는 "지휘자가 한 말이 '어떤 음악이든 하고 싶은대로 뭐든 하라'는 말인지 '악보내에서 뭐든 지휘하라'는 말인지 물었으나 정확한 답변을 듣지도 못했다"고 주장했다.
여기다 이날 심사에서는 1~4번 응시자는 1곡, 5번 응시자부터는 2곡씩 지휘토록 하면서 형평성 논란이 일고 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편파시험 의혹을 제기한 응시자는 "심사위원이 한국어를 전혀 못 하고 영어도 서툰데 통역도 배치되지 않았고, 외부 심사위원들과 언성을 높이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대구콘서트하우스 측은 "지휘곡 수는 심사위원의 재량이고 연주가 멈춘 것은 응시자가 시향과 소통을 못했기 때문"이라며 "지휘자가 아는 사람이 응시해서 아는 척 했고, 외부 심사위원과는 거리가 멀어 목소리를 높인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응시자는 "실기시험의 평가 방법은 제각각, 심사위원은 기초적인 의사소통도 되지 않고 무대 준비마저 엇박자가 난 것은 실기시험의 공정성에 문제가 있다는 방증"이라며 "대구콘서트하우스 측에 항의했지만 돌아온 것은 협박성 발언 뿐이었다"고 말했다.
그런데도 대구콘서트하우스 관계자는 "이날 해프닝은 응시자 한 명이 겪은 소통의 문제일 뿐"이라고 말해 논란을 키우고 있다. 대구시향 측은 이날 심사 후 후보자를 3명으로 압축해 면접과 최종 선택을 남겨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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