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LH는 사장 장기 공석, LX는 어쩌다 두 사장…혼돈의 국토부 공기업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LH는 사장 장기 공석, LX는 어쩌다 두 사장…혼돈의 국토부 공기업

입력
2021.03.22 22:00
15면
0 0
지난해 4월 해임됐지만 최근 해임 취소 소송에서 승소한 최창학 한국국토정보공사(LX) 19대 사장이 22일 오전 서울 강남구 LX 서울지역본부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4월 해임됐지만 최근 해임 취소 소송에서 승소한 최창학 한국국토정보공사(LX) 19대 사장이 22일 오전 서울 강남구 LX 서울지역본부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토교통부 산하 공기업들이 갑작스러운 ‘수장 리스크’로 혼돈에 빠졌다. 직원들의 땅 투기 의혹으로 조직 전체가 흔들리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사장 공백이 길어져 문제다. 반면 한국국토정보공사(LX)는 사장이 너무 많아서 골치다. 해임된 사장이 법정 다툼에서 이기고 22일 업무에 복귀하면서 재임 중인 사장과 '불편한 동거'가 시작됐다.

난파선 선장 오매불망 기다리는 LH

LH는 변창흠 전 사장이 지난해 12월 말 국토부 장관에 취임한 이후 3개월째 수장이 없다. 침몰 직전 난파선을 신속하게 수습해야 할 상황인데 국토부는 신임 사장 공모 절차에 제동을 걸고 LH 사장추천위원회에 후보자 재추천을 요구했다. 차기 LH 사장 후보로 거론된 김세용 서울주택도시공사(SH) 사장은 부적격 판정을 받았다. 국토부는 지난 12일 “사장 공모에 신청한 후보자 중 현 LH의 상황을 엄중하게 대응할 수 있는 적격자가 없다는 판단하에 재추천 절차를 추진하게 됐다”고 밝혔다.

김 사장은 최근 3년간 SH 수장을 맡아 정부의 주택공급 정책과 공공재개발·재건축, 지분 적립형 주택 제도 등을 추진했다. 변 장관이 LH 사장일 때부터 호흡을 맞췄다는 점도 부각됐지만 LH 직원들의 땅 투기 의혹으로 상황이 급변했다. 국민적 공분이 커지자 수십억 원 규모의 부동산 자산가인 김 사장을 LH 사장에 앉히는 것에 국토부가 부담을 느꼈다는 해석이 나왔다.

김 사장 선임 백지화로 LH 수장 자리는 한동안 비게 될 전망이다. 리더 부재가 길어지자 내부 분위기도 뒤숭숭하다. LH 관계자는 “서둘러 수장 공백을 메우고 이번 사태를 책임 있게 수습해야 하는데 임명이 늦어지면 직원들이 더 불안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LH 사장은 사장추천위원회가 공모를 통해 후보를 모집하고 5배수로 추려 정부에 제출하면 정부 심사와 청와대 제청 등을 거쳐 선임된다.

두 사장의 불편한 동거 시작된 LX

초유의 ‘한 지붕 두 사장’ 체제가 된 LX는 당혹스러운 기색이 역력하다. 지난해 ‘갑질 논란’과 기관 신뢰 훼손을 이유로 해임된 최창학 19대 사장이 LX 서울지역본부로 깜짝 출근했기 때문이다. LX에 따르면 최 사장은 지난주 전북 전주시 본사로 출근하려고 했지만 노조의 강경한 분위기와 내부 협의를 이유로 임원들이 만류했다. LX 관계자는 “이날 출근도 본사와 협의가 안 됐다”고 설명했다.

최 사장은 부하 직원에게 ‘갑질’을 했다는 의혹으로 청와대 공직감찰반 감찰을 받고 지난해 4월 해임됐다. 하지만 해임 불복 행정소송을 통해 “감사 과정에서 의견 제출 기회를 보장받지 못하는 등 절차적으로 위법했다”고 주장했고 지난달 서울행정법원은 “해임 발령이 온당치 못한 이유로 이뤄졌다”며 최 사장의 손을 들어줬다. 이에 최 사장은 21일 “남은 임기 4개월을 지키겠다”고 선언한 뒤 이날 출근했다.

법원 판결이라 국토부도 최 사장의 업무 복귀를 막을 수 없는 상황이지만 현재 1심 판결에 항소한 상태다. 이미 LX에는 국토부 2차관 출신인 김정렬 20대 사장이 작년 9월부터 재직 중이라 최 사장의 임기인 올해 7월까지는 두 명의 사장 체제가 불가피하다.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LX는 최 사장의 사무공간과 차량을 별도로 마련하고, 결재라인을 빠른 시일 내에 정리할 방침이다. LX 관계자는 “전체 사업 중 80% 이상을 차지하는 지적측량은 리더가 아닌 시스템으로 움직인다"며 “대외업무협력을 제외한 부서에서 아직 큰 동요는 없다"고 설명했다.

김지섭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