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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재헌 교수의 건강 제안] 하늘 맑아도 미세먼지 많을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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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재헌 교수의 건강 제안] 하늘 맑아도 미세먼지 많을 수 있어요

입력
2021.03.22 18:05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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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미세먼지로 뿌옇게 변한 서울 도심의 풍경. 연합뉴스

미세먼지로 뿌옇게 변한 서울 도심의 풍경. 연합뉴스

최근 몽골에서 발생해 중국을 거쳐 우리나라에 온 황사로 미세먼지 농도가 ‘매우 나쁨’까지 치솟았다. 하지만 하늘이 뿌옇게 보이지 않고 비교적 맑아 보이기까지 해 기상예보가 오보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미세먼지 농도가 높아도 하늘이 비교적 맑은 것은 미세먼지 입자 크기가 달라서다. 미세먼지 농도가 높을 때 하늘이 뿌옇게 보이는 이유는 미세먼지를 이루는 입자가 빛의 통과에 영향을 주어 빛을 산란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 영향을 주는 황사 입자는 주로 1~10μm(마이크로미터ㆍ1μm는 100만분의 1m) 크기다. 지름이 2.5μm 이하인 초미세먼지는 같은 무게라도 입자 개수가 많아 빛의 진행을 방해하는 데 반해, 지름이 2.5~10μm인 미세먼지는 상대적으로 개수가 적어 빛의 진행에 영향을 덜 미치기에 하늘이 또렷하고 맑게 보인다.

미세먼지 경보가 발령되더라도 하늘이 맑으면 미세먼지 농도가 높지 않다고 판단하고 주의를 덜 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맑은 황사에도 마찬가지로 중금속 등 유해 물질이 포함돼 있을 수 있고, 미세먼지로 건강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2013년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는 미세먼지가 폐암 등 암 발병률을 확실히 높인다며 1급 발암물질로 지정했다. 또한 기관지를 통해 허파꽈리에 들어온 미세먼지가 쌓여 산소 교환이 원활하지 않아 호흡이 곤란해진다. 기관지 점막이 미세먼지로 건조해져 세균이 쉽게 침투하도록 만들어 만성 폐 질환이 있는 사람에게서 폐렴 등 감염성 질환이 생길 위험이 높아진다.

입자가 머리카락의 20분의 1 이하로 매우 작은 초미세먼지는 호흡기를 통해 혈관에 침투해 혈류를 타고 전신에 염증성 손상을 일으켜 협심증ㆍ심근경색 같은 심혈관 질환과 뇌졸중 등 뇌혈관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미세먼지ㆍ피지 때문에 피부 모공이 막혀 여드름을 비롯한 피부 질환이 생길 수 있고, 아토피 피부염이나 알레르기성 피부염이 있으면 미세먼지 속 오염 물질이 피부를 자극하므로 증상이 악화할 수 있다. 코 점막을 자극하면 알레르기성 비염이 생길 수 있고, 각막ㆍ결막에 닿으면 자극성 각결막염과 알레르기성 결막염이 생기거나 악화될 수 있다.

2018년 WHO에 따르면, 우리나라 미세먼지로 인한 조기 사망률은 인구 10만 명당 18명으로 개발도상국보다 낮지만 일본의 1.5배, 미국의 1.4배다. 미세먼지 경보가 발령되면 외출을 삼가고, 외출 시 대기오염이 심한 장소를 피하며, 신체 활동량을 줄여야 한다. KF80ㆍKF94 등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인증한 보건용 마스크를 입ㆍ코에 최대한 밀착해 착용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미세먼지가 틈새로 들어와 차단 효과가 떨어진다.

사과ㆍ귤ㆍ감ㆍ포도ㆍ딸기 같은 과일류, 브로콜리ㆍ가지ㆍ시금치ㆍ파프리카 같은 채소에 있는 풍부한 항산화 물질은 미세먼지 등 유해 성분이 우리 몸에 들어와 염증과 같은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때 억제 기능이 있으므로 충분히 섭취하면 도움이 된다.

아울러 하루 8잔 이상 물을 마셔 호흡기 점막이 미세먼지를 걸러내고, 피부와 눈이 건조해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또한 실내 환기와 물 청소를 자주 해 실내 공기 질을 관리하고, 요리 시 적극적으로 환기해 미세먼지가 늘어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 공기청정기로 실내 이산화탄소 등을 제거할 필요도 있다.

강재헌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강재헌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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