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 말기 혈액암 CAR-T 치료제 ‘킴리아’ 국내 승인
최초의 CAR-T 치료제이자 단 한 번 치료로 장기 생존 가능성을 높이는 개인 맞춤형 원샷 항암제인 '킴리아(성분명 티사젠렉류셀)’가 국내 허가를 받았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최근 2회 이상 전신 요법 치료 전력이 있는 재발?불응성인 미만성 거대 B세포 림프종(Diffuse Large B Cell Lymphoma·DLBCL), 이식 후 재발하거나 2차 이상 재발 또는 불응성인 25세 이하 어린이 및 젊은 성인의 B세포 급성 림프구성 백혈병(pediatric Acute Lymphoblastic Leukemia·pALL)에 킴리아의 국내 사용을 허가했다.
글로벌 제약사 노바티스가 개발한 킴리아는 환자에서 채취한 T세포 표면에 암세포의 특정 항원을 인지하는 키메릭 항원 수용체(Chimeric Antigen ReceptorㆍCAR)가 발현될 수 있도록 유전적으로 재조합한 뒤 환자 몸에 다시 주입하는 방식의 1인 맞춤형 항암제다. 약값은 5억 원 정도(미국 기준)다.
세포?유전자?면역 치료제 특성을 모두 갖춰 단 1회 치료로 다른 치료 옵션이 없는 말기 혈액암 환자에서 완전 관해(complete remissionㆍCR) 가능성을 높이고, 지속적인 반응을 나타낸다.
킴리아의 적응증인 미만성 거대 B세포 림프종과 급성 림프구성 백혈병은 대부분 표준 항암화학 요법으로 치료되지만 일부 환자는 치료에 반응이 없거나 재발한다. 이 같은 재발?불응성 환자 가운데 조혈모세포이식 등의 2차 치료에도 실패하면 기대 여명(餘命)이 6개월 정도에 불과하다.
킴리아는 치료 옵션이 더 이상 없는 재발?불응성 DLBCL과 pALL 환자에게 장기 생존은 물론 일상 복귀까지 기대할 수 있는 새로운 치료 옵션인 것이다.
이번 식약처 허가는 노바티스가 미국 펜실베니아대와 공동으로 진행한 2상 임상 시험인 JULIET와 ELIANA 연구 결과에 따라 이뤄졌다.
성인 재발?불응성 DLBCL 환자를 대상으로 한 JULIET 연구에서 킴리아는 투여 3개월 만에 객관적 반응률(ORR)은 53%를 나타냈다. 이 가운데 완전 관해(CR)에 도달한 환자는 39.1%였다. 또한 투여 2년 차에 무진행 생존율(PFS)은 33%로 나타났다.
소아 재발?불응성 ALL 환자를 대상으로 한 ELIANA 연구에서는 킴리아 투여 3개월 이내에 환자의 82%가 완전 관해(CR)에 도달하거나 ‘불완전 혈액 수치 회복을 보이는 완전 관해(CRi)’를 달성했고, 관해에 도달한 환자의 98%가 미세 잔존 질환(minimal residual disease) 음성을 나타냈다. 또한 투여 6개월차에 무사건 생존율(EFS)은 73%를 나타냈다.
킴리아는 두 임상 연구 모두에서 임상적 유효성을 입증했으며, 반응 지속 기간(DOR) 및 전체 생존율(OS)은 아직 중앙값에 도달하지 않았다. 이는 킴리아 치료 후반응을 보인 환자가 아직까지 효과를 유지하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윤성수 서울대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는 "킴리아는 그동안 항암제 역사상 없던 새로운 메커니즘의 혁신적인 1인 맞춤형 치료제이자 1회 치료로 끝나는 원샷 치료제로, 이미 2번 이상의 치료와 이식에 실패해 기대 여명이 3~6개월에 불과한 재발?불응성 DLBCL 환자들에게 단 1회 치료로 완전 관해에 도달해 생존율을 높일 수 있다”고 했다.
유철주 세브란스병원 소아혈액종양과 교수는 “킴리아는 죽음을 목전에 두었던 어린 급성 림프구성 백혈병 환자에게 새 인생을 안겨줄 수 있는 기적의 치료제”라며 “처음 CAR-T 임상에 참여했던 미국의 어린이 급성 림프구성 백혈병 환자는 치료 후 현재까지 8년간 완전 관해 상태를 유지해 학교를 다니며 평범한 일상생활을 영위하고 있다”고 했다.
한편 킴리아는 이번 허가와 동시에 바이오 의약품의 품질·안전 관리 강화 및 지원 등을 위해 지난해 8월부터 시행된 첨단재생바이오법의 1호 치료제가 됐다.
킴리아는 도입 국가별로 전문 인력과 의료 기관의 훈련 및 인증 등으로 확보된 안전한 시스템, 제조 공장의 전문화된 과정을 통해 1인 환자 맞춤형으로 생산된다.
기존 의약품과 달리 고도화된 1인 맞춤형 공정 과정을 거치는데 △세포 채취 △냉동 보존 및 운반 △개인 맞춤형 CAR-T 세포 제조 △환자에게 다시 주입 등의 과정을 수반해 제조하는 첨단 바이오 의약품이다.
특히 킴리아는 첨단재생바이오법 제30조에 따른 장기 추적 조사 대상 의약품으로, 이상 사례 현황을 투여일로부터 15년간 장기 추적해야 하며, 최초 판매한 날부터 1년마다 장기 추적을 조사한 내용ㆍ결과 등을 식약처에 보고해야 한다.
식약처는 “이번 품목 허가가 대체 의약품이 없거나 표준치료법이 확립되지 않은 재발·불응성 혈액암 환자에게 새로운 치료 기회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고 했다.
◇소아 급성림프구성 백혈병, 3~4세에 주로 발병
소아 급성림프구성 백혈병은 소아암 중 가장 흔해 소아암의 20~25%를 차지한다. 주로 바이러스와 싸우는 혈액의 림프구를 만드는 골수 내 림프모세포가 악성 세포로 변하여 증식하는 중증 질환이다.
정상 혈액 세포가 자라야 할 골수 내 공간을 악성 세포가 차지해 정상적인 적혈구ㆍ백혈구ㆍ혈소판의 수가 줄어든다. 이로 인해 빈혈ㆍ감염으로 인한 열, 출혈과 멍듬이 나타나며 온몸으로 퍼져 장기 기능을 파괴해 생명을 위협한다.
급성 림프구성백혈병이 주로 생기는 나이는 감염이 걸리기 시작하는 3~4세 때부터 초등학교 갈 무렵까지다. 하지만 신생아부터 고령인까지 모든 연령에 걸쳐 생길 수 있다.
증상은 열이 떨어지지 않는다거나, 아이들이 쉽게 지치고 창백해 보임, 무릎이나 다리의 통증 등으로 질병이 가지는 특징적인 증상이 없어 일반 감기나 빈혈, 성장통 등과 구분이 쉽지 않다.
증상이 나타나기 까지는 병의 시작부터 2~3개월로 급성으로 불리는 이유다. 대부분 수개월 내에 골수 전반에 걸쳐서 병이 악화한 뒤에 진단된다.
발병 원인은 가족력 없이 환자가 엄마 뱃속에서 자랄 때부터 유전자의 1차적인 돌연변이를 가지게 된 후 감염에 대처하는 유아 시기에 2차적인 돌연변이가 림프구를 만드는 조혈세포에 생겨 발병한다. 일란성 쌍생아만 아니면 어느 특정 가족에 집중적으로 생기지 않는다.
질병 진행 속도가 빨라서 부모가 미리 알아차리기는 어렵고 확률적으로 발생하는 질병이라는 점에서 부모가 자책할 필요가 없고 치료에 집중하는 것이 중요하다.
소아 급성 림프구성 백혈병은 암세포가 혈액을 따라 온몸으로 퍼지므로 수술은 불가능하지만 항암약물 치료와 척수 내 항암 치료를 시행한다.
우선 진단 직후 골수 내 암세포를 5% 미만으로 만드는 관해 유도 항암 요법 이후 재발 위험을 나타내는 암세포의 유전자 변이와 염색체 수 감소, 관해 유도 요법에 대한 치료 반응에 따라 항암약물 치료를 지속할지, 아니면 형제나 다른 사람에게서 동종 조혈모 세포 이식을 받을지 정한다.
대부분 항암 치료만을 받게 되며, 항암 약물 만으로 80~90%의 치료 성공률을 보이게 된다. 생존율로만 치료를 평가하는 것은 소아암에서는 일부분에 해당하며, 평생 치료로 인한 부작용 없이 건강하게 성장하는 것이 더 중요한 치료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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