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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안철수, '양보'를 외치면서도 '합의'는 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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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안철수, '양보'를 외치면서도 '합의'는 안했다

입력
2021.03.19 19:40
수정
2021.03.19 21:41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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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왼쪽 사진) 국민의당 서울시장 후보와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19일 국회에서 각각 야권 후보 단일화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스1

안철수(왼쪽 사진) 국민의당 서울시장 후보와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19일 국회에서 각각 야권 후보 단일화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스1


서로 '통 큰 양보'를 선언했지만 합의를 끌어내지 못했다. 애초에 공언한 '아름다운 단일화'의 모습도 더더욱 찾아볼 수 없었다.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야권 후보 단일화 협상에 나선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얘기다. 이들은 후보등록 마지막 날인 19일 앞서거니 뒤서거니 기자회견을 열어 "양보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두 후보의 '양보' 선언에도 실무협상에서는 여론조사 방식을 둘러싼 이견을 좁히지 못해 합의가 미뤄지는 모습이 하루 종일 반복됐다.

1라운드:안철수 '양보' 제안… 오세훈 "양보 아닌 양보"

이날 '양보'의 포문을 연 쪽은 안 후보다. 그는 오전 10시 40분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오 후보의 요구를 수용하겠다"며 "불리하고 불합리해도 단일화를 조속히 이룰 수 있다면 감수하겠다"고 제안했다. 안 후보는 회견에서 직접적으로 오 후보 측 안을 언급하지 않았다. 다만 단일화 협상 이후 줄곧 '무선전화 100%'를 고수하던 안 후보가 '유선전화 10%'를 고수했던 오 후보 안을 받겠다는 얘기로 해석됐다.

하지만 분위기는 다르게 흘러갔다. 오후 1시 30분쯤 기자회견을 연 오 후보는 "안 후보 얘기는 새롭게 협상 재개를 요청한 정도이지 저희안을 다 받아들이는 게 아니다"라며 "여론조사 항목 중 적합도는 사라졌고, 유무선 비율도 협상을 하겠다는 게 아니냐"라고 반문했다. 안 후보 기자회견에 진정성이 없다는 취지였다. 안 후보의 오전 기자회견 직후 안 후보 측 실무협상단에서 "유선전화 비율을 추가 논의해야 한다"고 언급한 게 결정적이었다.


2라운드:안철수 "유선 10% 양보" 오세훈 "무선 100% 양보"

오 후보 반박 기자회견으로 협상이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려는 찰나에 다시 두 후보가 마이크를 잡았다. 오후 3시 30분쯤 또다시 기자회견을 연 안 후보가 "경쟁력과 적합도를 50%씩 반영하되 유선전화 10%를 포함하는 게 국민의힘 입장이라고 한다"며 "참 이해하기 어렵지만, 수용하겠다"고 말했다. 비슷한 시간, 오 후보도 기자회견을 열고 "여론조사의 기본 원칙에는 어긋나지만, 안 후보가 제안한 '무선전화 100%'를 받아들이겠다"고 밝혔다. '앙금'은 남았지만 양보를 통해 단일화 시기를 앞당기겠다고 두 후보가 다시 공언한 것이다. 두 후보 모두 '양보'를 선언했지만, 최종 협상 타결은 이뤄지지 않았다. 오 후보 양보 소식을 접한 이태규 국민의당 사무총장은 "안 후보와 다시 논의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 후보 역시 "저의 양보안이 그대로 유지됐으면 한다"면서도 "후보들끼리 한 번 봐야 할 것 같다"며 말을 아꼈다.


양보도 일종의 전략?...일단 각자 후보 등록 마쳐

이날 두 후보에게 '양보'는 일종의 전략이었다. 단일화 여론조사를 앞두고 조금이라도 서로를 끌어안는 모습을 보여야 유리할 수 있다는 판단이 깔렸다는 것이다. 2002년 대선에서 노무현 새천년민주당 후보와 정몽준 국민통합21 후보 간 단일화 때도, 노 후보가 상대적으로 불리한 여론조사 방식을 수용했으나 승리한 전례가 있다.

안 후보와 오 후보는 이날 오후 1시간의 시차를 두고 서울시 선거관리위원회에 후보등록을 했다. 두 후보 모두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되는 25일 전까지는 단일화를 마무리하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이를 위한 여론조사 시간까지 감안하면, 이번 주말 사이 전격적 합의에 이를 가능성이 크다. 투표용지 인쇄가 시작되는 29일 전까지 단일화가 이뤄지면, 사퇴한 후보 기표란에 '사퇴'라는 글자가 붉은색으로 표기된다.


김지현 기자
김민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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