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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원이 펜트하우스2 향해 "이규진 배지 바꿔 달라" 외친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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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원이 펜트하우스2 향해 "이규진 배지 바꿔 달라" 외친 까닭은

입력
2021.03.19 16:00
수정
2021.03.19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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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호 의원, 제작진 향해 쓴 호소문 공개
"드라마 속 배지와 실제 의원 배지 똑같아
표현의 자유 존중하나 정치 불신 심화 우려"

SBS 드라마 '펜트하우스 시즌2' 2화 중 이규진(봉태규 분)이 국회의원 배지를 단 모습. SBS 방송화면 캡처.

SBS 드라마 '펜트하우스 시즌2' 2화 중 이규진(봉태규 분)이 국회의원 배지를 단 모습. SBS 방송화면 캡처.

무소속 이용호 의원(남원·임실·순창)이 "펜트하우스2 주인공 이규진의 배지만이라도 바꾸어 달라"고 호소했다.

이 의원은 19일 공개 서한을 통해 "드라마가 현실을 거울처럼 비추면서 풍자의 효과를 더했지만 그 사실성 때문에 우리 사회의 정치 불신이 더욱 심화될까 걱정이다"라고 밝혔다.

이 의원이 이례적으로 드라마 제작진을 향해 호소문까지 발표한 직접적 계기는 극 중 국회의원인 이규진(봉태규 분)의 옷에 달린 '배지'다. 그에 따르면 드라마에 등장하는 배지와 실제로 국회의원이 달고 다니는 배지가 구별이 안 될 정도로로 똑같아 보인다는 것이다.

제20대 국회의원에게 지급된 국회의원 배지. 한국일보

제20대 국회의원에게 지급된 국회의원 배지. 한국일보

문제는 이 배지를 달고 있는 극 중 인물 이규진이 드라마 속에서 매우 부정적 인물로 묘사되고 있다는 것이다. 펜트하우스 시즌2에는 이규진이 국회 앞에서 단식 농성을 하다가 거짓으로 기절해 천막 안에서 진수성찬을 먹고, 이규진이 '자신이 국회의원이 되어 집값이 올랐다'고 자랑하는 장면 등이 나왔다.

이용호 의원은 19일 한국일보와의 통화에서 지인을 통해 이 장면을 보게 되었는데 실제 한 국회의원의 모습으로 착각했다고 한다.

그는 "배우의 연기가 훌륭했기 때문일 것"이라면서도 "극 중 역할이 비판받는 것은 상관없으나 국회의원이라는 직업을 희화화해서 묘사하지는 않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또 극 중 인물이 국회의원이라고 할지라도 '굳이 실제 배지와 같은 것을 사용해야 하는 것인지는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공개 호소문에서도 '현실 속 국회의원으로서 보기 민망할 정도였다'며 드라마는 드라마일 뿐이지만 풍자의 수준을 지나 '조롱의 한계'를 넘어선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에 "사실성을 조금만 희석시켜서 시청자가 한 발짝이라도 떨어져 볼 수 있게 해 주셨으면 한다", "디테일적인 부분이(국회의원 실제 배지와 같은) 현실과 똑같지 않아도 드라마가 의도한 효과는 잘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라고 했다.


"정치가 국민에게 신뢰 되찾을 수 있게 더 노력할 것"

이용호 무소속 의원.

이용호 무소속 의원.

이 의원은 호소문에서 우리 사회는 양극화와 진영 논리에 따른 분열과 정치 불신이 심각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표현의 자유를 존중하나 드라마가 이런 극 중 인물과 상황으로 하여금 국민이 정치를 더욱 외면하게 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또 정치인의 도덕성과 서로를 향한 공격성은 정치권 스스로 자성해야 할 부분이며 우리 정치가 국민으로 하여금 만족하기보다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일이 많은 것은 사실이나 열심히, 깨끗하게 일하는 국회의원도 있다는 것을 국민이 알 수 있도록 자신도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더불어 "우리 정치가 하루빨리 신뢰를 회복하고 국민께 희망을 드릴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 의원은 통화에서 "펜트하우스 제작진 측에 공식적으로 건의하거나 연락을 한 것은 아니다"라고 전했다.

이규리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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