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등교에도 우유 급식 매출 회복 안 돼
원격수업 병행 등…부분개학으로 입찰 지연
우유업계, 학교 밖에서 활로 찾기 분주
정상등교 3주차를 맞았지만 학교 급식용 우유를 납품하는 우유업계의 속은 여전히 타들어간다. 부분 개학으로 학교 급식 입찰률이 좀처럼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아서다. 안정적인 수입원이었던 우유 급식이 올해도 축소되자 우유업계는 학교 밖에서 살길을 찾고 있다.
'개학 기대했는데'… 한숨 깊어지는 우유업계
18일 업계에 따르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지난해 서울우유는 기존 급식용 우유 물량 대비 30%, 남양유업은 25% 안팎까지 납품률이 떨어졌다. 올해도 납품률은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납품률이 소폭 나아지긴 했으나 지난해 손해를 회복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라며 "1월 우유 입찰이 시작되면 통상 3월쯤 정리가 되는데, 올해는 아직도 입찰이 계속되는 등 납품 일정이 지연되고 있다"고 전했다.
학교가 입찰공고로 납품업체를 선정하는 학교급식전자조달시스템에 따르면 이달 1~18일 낙찰된 우유 급식 납품 건수는 150여 건이다. 2019년 같은 기간의 3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한다.
정상등교에도 우유업계가 고전하는 이유는 부분 개학으로 학교들의 재적 인원이 균일하지 않기 때문이다. 대부분 초등학교 1, 2학년과 고등학교 3학년만 매일 등교가 원칙이고 다른 학년들은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에 따라 원격수업을 병행한다. 각 학교마다 등교 기준도 제각각이라 급식 수요를 맞추는 게 쉽지 않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1년 단위로 계약하는 우유 급식은 계획에 맞춰 정해진 물량을 생산해 납품해야 한다"며 "학교 재적 인원 변동폭이 크면 납품량 조절이 어려워진다"고 설명했다.
건기식·HMR 강화...종합식품기업으로 거듭날까
주 수입원인 우유 급식에 대한 타격이 장기화하자 우유업계는 건강기능식품(건기식)과 가정간편식(HMR) 등 신사업을 강화하면서 종합식품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한 체질개선에 나섰다.
매일유업은 2018년 론칭한 성인영양식 브랜드인 '셀렉스'가 올해 누적매출 800억 원을 돌파했다. 단백질 제품 '셀렉스 코어프로틴 플러스' 출시 후 스포츠 시장을 공략한 '셀렉스 스포츠 웨이프로틴'을 선보이며 제품군 세분화에 나선 것이 주효했다.
남양유업도 올해 불가리스 등 발효유 기술의 강점을 내세워 건기식 시장에 도전했다. 이너케어 건강제품 '포스트바이오틱스 이너케어'를 시작으로 성인을 대상으로 한 제품군을 넓힐 계획이다.
우유 관련 품목에서 벗어나 HMR 등 다양한 상품으로 라인업도 강화하는 추세다. 매일유업은 HMR 브랜드 '상하키친'으로 파스타 소스, 스프, 카레 등 여러 제품을 선보이며 상품군을 확대하고 있다.
서울우유는 지난달 이커머스 사업본부를 신설해 온라인 공략에 나섰다. 향후 자사몰 '나100샵'의 입점 업체와 제품군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우유 급식 전체 물량의 50%를 차지해 타격이 컸던 서울우유는 연초 신년사에서도 변화된 유통환경에 맞춘 혁신을 강조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매출 손해를 보완하기에는 부족하지만 매년 흰우유 시장이 축소되고 급식 시장도 쪼그라들면서 신사업 개발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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