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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부동산 악재에 혼인 건수 역대 최소 ...이혼도 '급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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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부동산 악재에 혼인 건수 역대 최소 ...이혼도 '급감'

입력
2021.03.18 17:00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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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혼인 21만4000건... 전년 대비 11% 급감
코로나에 결혼 미루고 부동산 등 여건도 안 좋아
법원 휴정에 이혼도 4% 가까이 줄어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지난해 혼인 건수가 약 50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급감하며 역대 최소 기록을 다시 썼다. 결혼을 하지 않거나 늦게 하는 사회 분위기에 코로나19, 부동산 값 급등 등 혼인을 막는 악재가 연이어 터지면서다. 여기에 코로나19 영향으로 법원 휴정이 길어지면서 이혼 건수도 3년 만에 감소로 전환했다.

18일 통계청이 발표한 '혼인·이혼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혼인 건수는 2019년 대비 10.7% 줄어든 21만4,000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관련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1970년 이후 가장 작은 규모다.

감소 폭은 1971년(-18.9%) 이후 49년 만에 가장 컸으며, 두 자릿수 감소율 자체가 외환위기 시절인 1997년(-10.6%) 이후 처음이었다.

혼인 건수는 2012년부터 매년 줄어왔다. 하지만 지난해 특히 급감한 것은 역시 코로나19 영향 때문이었다.

김수영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결혼의 주 연령층인 30대 인구가 계속 줄고 있고, 결혼에 대한 가치관도 변해 혼인이 계속 감소하고 있었다"면서 "지난해는 특히 코로나19로 결혼이 연기되거나 취소된 경우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시각물-혼인 건수 추이

시각물-혼인 건수 추이


외국인과의 혼인에서도 코로나19 영향이 확인됐다. 지난해 외국인과의 혼인은 1만5,000건으로 1년 사이 35.1%나 급감했다. 2016년부터 이어지던 증가세가 갑자기 꺾인 것이다. 김 과장은 "외국인 입국이 급감했고, 결혼이민 입국자도 7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지난해 주택 값 급등 등 부동산 시장 혼란도 직·간접적인 영향이 있었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주거, 고용 등 경제적인 여건이 어려워지면 비혼이나 만혼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에는 주택청약이나 부동산 대출을 이유로 결혼식을 올리고도 혼인신고를 미루는 젊은 부부들도 많아지고 있다.

결혼을 늦게 하는 현상은 여전하다. 평균 초혼 연령은 남자가 33.2세로 10년 전보다 1.4세 늘었다. 다만 지난해에는 국제결혼 등 남성 연상 결혼이 줄어든 영향으로 남성 초혼 연령은 1990년 통계 작성 이래 처음으로 낮아졌다. 여성 평균 초혼 연령은 10년 전보다 1.9세, 1년 전보다 0.2세 오른 30.8세였다.

지난해 이혼도 1년 전보다 3.9% 줄어든 10만7,000건으로 집계됐다. 이혼 건수가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2017년 이후 3년 만이다. 혼인이 9년 연속 줄어서 이혼 감소에도 영향을 줬고, 코로나19로 법원 휴정 권고가 내려져 이혼 처리 절차가 길어진 영향도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다만 혼인 지속 기간이 30년 이상인 '황혼 이혼'은 1만6,600건으로 1년 사이 10.8% 급증했다.

세종= 손영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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