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박원순 시장 피해자에게 진심으로 사죄”...野 "박영선 후보 사퇴하라"

국민의힘, 민주당 향해 '더불어가해당'이라 비판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대표 직무대행 및 원내대표가 18일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배우한 기자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18일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폭력 피해자에게 “다시 한번 당을 대표해 피해자께 진심으로 사죄한다”고 말했다. 피해자가 전날 기자회견에서 민주당의 진정성 있는 사과를 요구한 데 따른 것이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박영선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의 사과 발언에 진정성이 없다며 후보 사퇴를 주장하고 나섰다.

김 대표 대행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정책조정회의에서 “당이 부족했다. 당 소속 모든 선출직 공직자와 구성원의 성인지 감수성 제고를 위한 실질적 방안 마련, 성비위 행위에 대한 무관용 원칙으로 단호히 대처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민주당은 피해자가 더 이상 무거운 짐에 눌리지 않고 아무 불편 없이 일상으로 정상 복귀할 수 있도록 책임을 다하겠다”고 했다.

김 대표 대행은 다만 남인순 의원 등에 대한 징계를 원한 피해자 요구를 수용할지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김 대표 대행은 이날 후속 대책에 대한 질문을 피하려는 듯, 평소와 달리 회의 종료 후 기자들과 질의 응답 시간을 갖지 않았다.

17일 서울 중구 명동의 한 호텔에서 열린 ‘서울시장 위력 성폭력 사건 피해자와 함께 말하기’ 기자회견에 고 박원순 성폭력 사건 피해자의 자리가 마련돼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피해자는 전날 “(나를) ‘피해호소인’으로 명명했던 의원들에 대해 직접 사과하도록 박영선 후보가 따끔하게 혼냈으면 좋겠다”며 “그 의원들(남 의원 등)에 대한 당 차원의 징계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배준영 국민의힘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고 “박 후보는 (피해자 기자회견) 10시간이 지난 어젯밤에야, 피해자의 요구에 대해서는 답하지 않으며, 지난번 사과와 마찬가지로 대상도 목적어도 없는 사과만 되풀이했다”며 “‘피해호소인’을 언급하며 2차 가해를 한 3인방(남인순 진선미 고민정 의원)에게 아예 이번 선거를 맡긴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박 후보가 이제는 피해자의 호소를 묵살하면서 가해의 중심에 섰다”며 “’더불어가해당’ 서울시장 후보는 양심이 있다면 사퇴해야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박 후보는 전날 밤 페이스북을 통해 “진심으로 사과한다. 제가 모든 것을 짊어지고 가겠다”고 밝혔다.

이성택 기자 highnoon@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