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 인류가 살았던 곳으로 추정되는 동아프리카 지구대(리프트 밸리)는 물이 풍부했고, 초식동물도 많아 사냥을 하기 쉬웠다. 하지만 우리 조상은 '굳이' 그 땅을 박차고 나왔다. 인류는 유럽으로 아시아로, 아메리카 대륙으로 뚜벅뚜벅 걸어나갔다. 바다를 만나면 볼품없는 뗏목에 의지하며 목숨을 걸어서라도 건너야 했다.
탐험에 대한 갈망은 오랜 시간 인간의 DNA에 각인돼 현재에 이른다. 지금 우리는 지구를 넘어 달과 화성으로 발걸음을 옮기는 중이다. 사실 우주 탐험으로 누릴 수 있는 과실은 미래세대에 돌아갈 수밖에 없다. 그런데도 왜 지구 밖으로 탐험을 떠나야 하느냐고 묻는 것은, 인류 조상에게 왜 최초의 터전을 떠나야 했느냐고 묻는 것과 같다.
인류는 발전이 미지의 세계에 있다고 믿어왔다. 콜럼버스가 대양을 건너지 않았다면 유람선이나 비행기는 발명될 수 없었다. 우주 비행을 준비하는 동안 생명유지 장치나 무선데이터 전송, 일기예보 등에 관한 2,000여 개 과학기술이 개발됐다.
탐험은 국가의 부침에도 결정적 역할을 했다. 중세 때만 해도 유럽보다 부유했던 중국이 패권을 잃어버린 이유는 정화의 원정 이후 탐험에 나서지 않았기 때문이다. 반대로 포르투갈과 스페인은 신대륙 탐험을 통해 막대한 부를 쌓으며 제국을 건설했다.
책에는 원시 인류의 이동부터 대항해 시대를 거쳐 우주여행을 꿈꾸는 현재까지 탐험의 역사가 망라돼 있다. 콜럼버스를 비롯해 바스코 다가마, 제임스 쿡 등 탐험가들의 이야기도 등장한다. 작가이자 항공우주 엔지니어인 저자가 집대성했다. 미국의 민간 우주개발업체 '스페이스X'의 총괄 관리자가 쓴 탐험의 종합보고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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