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여울고(충북 1호 공립대안고)
동해안 해파랑길서 신입생 캠프
배낭메고 하루 20km 걷기 도전
11일 간 '자아 찾기·친환경 탐사'
충북 1호 공립 대안고등학교인 은여울고 학생들이 “나를 찾겠다”며 바닷가를 걷고 있다.
장소는 동해안 해파랑 길이다. 지난 3일 개교한 은여울고는 첫 교육 활동으로 ‘나를 찾아 떠나는 해파랑 길 신입생 캠프’를 마련했다.
12명의 신입생 전원이 참가한 캠프는 지난 9일 강원 고성군 가진항에서 출발했다. 17일 현재 망상해변을 걷고 있다. 오는 19일 정동진역에서 활동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캠프는 강행군의 연속이다. 각자 20㎏에 가까운 배낭을 메고 하루 평균 20㎞를 걷는다. 야영을 하고, 밥도 학생 스스로 지어먹고 있다. 코로나19 상황을 감안해 탐사 활동은 4개 팀으로 나눠 방역수칙을 지키면서 진행 중이다.
‘나를 찾는 도전’답게 캠프 계획은 학생들 스스로 짜고 준비했다. 개교 다음날인 4일 팀별 회의를 열어 각자 역할을 분배했고, 출발 전날인 8일 배낭 꾸리는 법, 텐트치는 법 등 야영에 필요한 교육을 받았다.
참가자들은 캠프 기간 휴대폰을 사용하지 않고 있다. 자연과 자신에 오롯이 집중하자는 취지에서다. 학생 전원이 탐사를 떠나기 전 휴대폰을 자진 반납했다.
캠프는 친환경 탐사로 기획됐다. 참가 학생들은 잔반 없애기, 일회용 컵 사용하지 않기, 물절약하기를 실천하고 있다. 매일 기후변화ㆍ위기 교육에도 참여한다.
이번 캠프는 각계에서 돕고 있다. 임 훈(순천향대 부천병원 응급의료학과)교수가 3일 간격으로 학생과 교사들의 건강을 체크 중이다. 대한민국여행작가협동조합 대표인 이동미 작가는 해파랑길을 함께 걸으며 해파랑의 역사와 의미를 학생들에게 들려주고 있다.
청년 가수 ‘살랑’은 야영할 때 노래를 선사하고 함께 부르기도 한다. 충북학생수련원은 텐트 등 아웃도어 장비를 지원했다.
장지연 학생은 “휴대폰에서 떨어져 나 자신에게 집중하고 또 나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보내고 있다”며 “함께 생활하면서 친구들의 고민도 알게 됐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이번 캠프를 마친 뒤 소감 등을 정리한 에세이 수첩을 만들 참이다.
캠프를 기획한 김영식 교사는 “이번 프로그램은 우리 청소년들의 문제를 자연과 소통을 통해 치유하자는 목적”이라며 “아이들이 야외 공동체 생활로 소통과 이해의 폭을 넓히고 자기 정체성을 확립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은여울고는 학교생활 부적응 등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을 위한 생활형 공립 대안학교로 진천군 문백면에 둥지를 틀었다.
이 학교는 먼저 설립된 공립형 대안중학교인 은여울중(2017년 개교)과 중ㆍ고 융합 수업을 진행한다.
위기극복ㆍ자아성장을 주제로 한 창의적 체험과 국토사랑ㆍ기후위기ㆍ지역사회 친화 프로젝트 등 다양한 특성화 교육을 선보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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