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아픈 손가락으로 품어 온 '스마트폰 사업' 방향에 대한 최종 검토 결과를 이달 중 확정한다. LG전자는 매각과 규모 축소 등을 포함해 다양한 시나리오에 대해 고심하고 있지만 시장에선 사실상 '사업 철수'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이달 중 스마트폰 사업 운명 결정
15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의 스마트폰 사업 담당 부서인 MC사업본부 이연모 부사장은 이달 초 부서 책임자급 직원들과 함께 마지막 점검 내용을 논의했다. 앞서 LG전자는 지난 1월 권봉석 LG전자 최고경영자(CEO)가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을 통해 스마트폰 사업 철수 가능성을 공식화했다.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두고 사업 운영 방향을 검토하되, MC본부의 사업 운영 방향이 어떻게 정해지든 구성원의 고용은 유지하겠다는 게 골자였다.
이날 이 부사장도 "희망퇴직과 같은 구조조정은 없을 것이다"며 스마트폰 사업 방향에 대해 "이달 말까지 확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세부사항에 대한 최종 조율 절차만 남았다는 뜻으로 사실상 MC본부의 운명의 날이 임박했음을 시사한 것이다. LG전자(24일)와 (주)LG(26일)의 주주총회가 마무리되는 이달 넷째 주에 최종 결론이 발표될 것으로 점쳐진다.
증권가는 '사업 철수' 베팅…이유는?
증권가에선 20여 년 넘게 이어 온 LG전자의 스마트폰 사업 철수는 정해진 수순으로 보고 있다. LG전자가 지난 4일 공시한 감사보고서에서 "스마트폰 사업 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혁신 제품 출시 등 각고의 노력을 했지만 의미 있는 매출 확대와 수익성 개선을 이루지 못했다"고 인정했다. 사업 철수 이외에 최근 5년간 연간 평균 8,300억 원의 MC본부 영업 적자 해결을 위한 해법 찾기가 쉽지 않다는 최고경영진의 의중을 공식화한 셈이다.
갈수록 늘어나는 기회비용도 LG전자에겐 부담이다. 빠른 결단이 필요하단 얘기다. 증권가에서 LG전자가 2분기부터 MC 부문을 '중단사업'으로 분류할 것이란 관측이 팽배한 이유다. MC본부 적자가 줄어들면 LG전자도 그만큼 영업이익 증대 효과를 가져갈 수 있다. 물론 MC본부 덩치가 상당한 만큼 매각 작업이 지연될 가능성은 있다. 이동주 SK증권 애널리스트는 "대상 업체 등을 예상하긴 힘들지만 모바일 통신 부문에서의 지적재산권과 일부 고급 시설 등은 스마트폰 제조사 외에도 글로벌 정보통신기술(ICT) 업체가 관심을 가지기에 충분하다"고 말했다. 시장 가치는 여전하다는 것이다.
스마트폰 사업 버리면 전장 날아오른다
스마트폰 사업을 정리하면 LG전자의 기업가치도 올라갈 수밖에 없다. 올해 LG전자 영업이익 전망치는 3조4,000억 원 수준인데, 스마트폰 사업에서 적자가 획기적으로 줄면 그만큼 영업이익도 늘어난다. 특히 LG전자에서 '자동차 전장사업'(VS) 본부가 상당한 주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스마트폰 사업에 투입하던 돈을 VS본부로 돌리면 최근 전기차 급성장 추세에 맞물려 상당한 시너지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증권가에선 올 1분기 LG전자의 5개 사업본부 중 가장 큰 매출 증가를 가져올 효자로 VS본부를 꼽고 있다. VS본부의 지난해 1분기 매출은 1조3,190억 원이었는데 올 1분기엔 1조7,000억 원 이상으로 점쳐진다. 연간 처음으로 300억 원대의 영업이익을 가져올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렇게 되면 6년 만에 영업 적자 고리도 끊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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