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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우외환 2·4 대책... 文정부 부동산 정책 '좌초' 초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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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우외환 2·4 대책... 文정부 부동산 정책 '좌초' 초읽기

입력
2021.03.14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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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 장관 시한부 사퇴에?2·4 대책 추진 '흔들'
후임 국토부 장관 찾기도 어려워 보여
부동산 사태로 문 정부 레임덕 가속화 전망

변창흠(왼쪽)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난해 12월 29일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임명장을 받은 후 기념촬영을 위해 문 대통령 옆자리로 향하고 있다. 왕태석 선임기자

변창흠(왼쪽)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난해 12월 29일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임명장을 받은 후 기념촬영을 위해 문 대통령 옆자리로 향하고 있다. 왕태석 선임기자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좌초될 위기에 놓였다. 공공 주도 공급정책에서 핵심 역할을 하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서 불거진 임직원 투기 의혹이 일파만파 번지고 있으며,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의 퇴진도 기정사실화됐기 때문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변 장관에게 '2·4 공급대책의 기초 작업은 마무리 해달라'고 주문했지만, 그 마저도 시간이 적지 않게 걸린다. 더욱이 변 장관의 후임을 찾기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부동산 사태로 문재인 정권의 레임덕이 가속화될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공급대책 후속 조치 차질 불가피... 깎인 신뢰가 더 문제

14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LH 임직원 투기 사태 이후 2·4 공급대책의 후속 조치는 안갯속에 묻혔다.

우선 2·4대책을 추진하기 위한 후속 입법 작업에 제동이 걸렸다. 당초 당정은 이달 중에 공공주택특별법 등 관련 법안을 통과시켜 6월 전 시행할 방침이었다. 하지만 이들 법안은 12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상정도 되지 못했다. LH사태로 야당이 2·4대책 재검토를 주장하고 있고, 여론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여당 홀로 법안을 상정해 통과시키기는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내달로 예정된 2·4 공급대책의 2차 공공택지 지정 및 발표가 이뤄질지도 불투명하다. 앞서 국토부는 지난달 광명시흥지구 등 공공택지를 1차로 발표하며, 다음 달 15만 가구 규모의 신규 지역을 공개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LH 임직원 투기 사건이 터지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토지 소유 여부 전수조사라는 추가 검증이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만일 정부가 염두에 뒀던 공공택지 후보지에도 의혹 소지가 발견된다면,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할 처지다. 이 경우 국토부가 예고했던 시기보다 발표가 늦어질 수밖에 없다. 공공주택 복합사업과 소규모 정비사업 등 LH가 주도해야 할 나머지 사업의 추진 동력도 크게 떨어졌다.

공공택지 토지주들의 반발도 거세다. 특히 LH 직원들이 1,000㎡ 이상 토지를 매매해서 협의양도인 택지를 노렸다는 의혹이 제기되며, 현 토지보상제도가 개선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많다. 광명시흥지구는 공공택지 지정 백지화까지 거론되고 있다.

공공주택지구 전국연대대책협의회는 10일 경기 시흥시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신도시 원주민에 대해선 부동산 투기 방지대책이라는 명목으로 엄격한 기준을 요구하면서도 정작 LH 직원들은 사전에 개발정보를 빼돌려 100억 원대 땅 투기를 했다"라며 "3기 신도시는 백지화하고 현재 진행 중인 신도시 수용·보상 절차를 중단하라"고 주장했다.


3기 신도시 추진 사업 자체 흔들... 후임 장관 찾기도 어려워

정세균 국무총리가 1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한국토지주택공사(LH) 후속조치 관계장관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오른쪽은 사의를 표명한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공동취재사진

정세균 국무총리가 1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한국토지주택공사(LH) 후속조치 관계장관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오른쪽은 사의를 표명한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공동취재사진


정부는 공급대책을 예정대로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12일 부동산 관계장관회의에서 "2·4 공급대책을 포함한 부동산 정책은 이미 발표한 계획, 제시된 일정에 따라 차질 없이 추진해 나갈 것"이라며 "15만 가구 규모의 잔여 신규 공공택지 입지도 사전에 철저한 준비와 검증을 거쳐 다음 달 중 발표토록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3기 신도시로 대표되는 2·4 공급대책 자체가 계속 추진될지 여부도 신뢰하지 못하고 있다. 2·4 대책을 주도할 변 장관이 대통령이 주문한 기초 작업을 다 마무리하지 못하고 예상보다 빠르게 자리에서 물러날 가능성이 커지고 있어서다.

다음 장관 후보자를 찾는 작업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차기 국토부 장관은 LH 사태 수습은 물론, 집값 안정이라는 최고 난도의 과제를 완수해야 한다. 실제로 변 장관이 지난해 12월 후보자 지명 발표 직전까지 주요 임원조차 그 사실을 몰랐을 정도로 당시 인선 과정은 상당히 혼란스러웠다. 변 장관이 "오죽하면 저를 불렀겠나 싶다"고 임명 직후 말했을 정도다.

전문가들은 문 정부가 부동산 사태로 조기 레임덕을 맞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이제 어느 토지 소유주가 국토부와 LH라는 고양이를 믿고 자신의 전 재산인 생선을 맡길 수 있겠는가"라며 "현 정권의 공공 주도 개발은 이미 끝났다고 봐야 하며, 지금이라도 전면 개혁을 하지 않는다면 다음 정권에서도 공공 개발의 신뢰를 회복하기란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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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진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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